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5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당인 국민의힘이 지난 13일부터 닷새간 진행된 공천 신청자 면접을 끝내고 경선 지역 44곳과 단수 공천 84명을 발표하는 등 공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등 범야권연대는 비례연합정당 구성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개혁신당에선 내부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단수 공천 12명(서울 1명·부산 5명·대구 2명·울산 1명·강원 3명)을 발표했다.
우선 서울 지역에서 결정을 보류한 중랑 을에 이승환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추가 낙점됐다. 또 주진우 전 법률비서관(부산 해운대갑), 전희경 전 정무1비서관(경기 의정부갑)까지 대통령실 출신 3명의 출마가 확정됐다. 정 위원장은 "(대통령실 출신이어도) 단수 추천 기준에 해당되면 굳이 역차별 받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현역 중 단수 공천된 의원은 8명이다. 대구에선 윤재옥 전 원내대표(달서을)와 추경호 전 부총리(달성군), 부산은 김도읍(북강서을)·김미애(해운대을)·정동만(기장) 의원, 울산은 권명호(동구) 의원, 강원은 박정하(원주갑) 의원과 유상범(홍천횡성·영월·평창) 의원이 본선 진출자로 확정됐다.
지역구 재조정을 요청받은 현역 중진들은 모두 우선 추천받았다. 서병수 의원은 부산 북강서갑, 김태호 의원과 조해진 의원은 각각 경남 양산을과 김해을 출마가 결정됐다.
또한 함께 발표된 경선 지역구 22곳 중 다수 지역에서 현역 의원과 대통령실 출신 참모들의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부산에선 △부산진을(이헌승·정연욱) △동래(권영문·김희곤·서지영) △사하을(정호윤·조경태) △금정(김종천·백종헌) △연제(김희정·이주환) △수영(장예찬·전봉민)에서 대결이 확정됐다. 대구에선 △중·남구(노승권·도태우·임병헌) △서구(김상훈·성은경·이종화) △북을(김승수·이상길·황시혁) △수성갑(정상환·주호영) △달서병(권영진·김용판)에서 자웅을 겨룬다.
텃밭인 경북에선 △포항북(김정재·윤종진) △포항남울릉(김병욱·문충운·이상휘·최용규) △경주(김석기·이승환) △구미갑(구자근·김찬영) △상주·문경(고윤환·박진호·임이자)에서 경선을 치른다. 또 대전에선 △유성갑(윤소식·진동규) △대덕(박경호·이석봉)의 대결이 확정됐다.
또 △경남 사천·남해·하동(서천호·이철호·조상규) △서울 송파병(김근식·김성용) △울산 울주(서범수·장능인) △세종 세종을(이기순·이준배)도 경선 지역으로 결정됐다.
다만 현역 의원 가운데 이양수(강원 속초·인제·고성·양양), 박수영(부산 남구을) 의원은 나홀로 후보로 공천 접수했지만, 단수 공천자에서 제외됐다. 이 의원은 선거구 조정 가능성에 심사가 보류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역 의원 가운데 컷오프 된 의원은 비례대표인 최영희, 서정숙 의원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5번의 면접을 통해 총 44곳의 경선지역과 84명의 단수후보자를 결정했다. 향후 경선과 우선추천 지역을 추가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에 오는 23일 위성 비례정당인 국민의미래(가칭) 창당을 앞두고 파견을 보낼 현역 의원 활용법 등 셈법이 복잡해졌다. 정 위원장은 "지금부터 방정식이 고차방정식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른바 '시스템 공천'을 내세워 나름 순풍을 탄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범야권 연대' 비례연합정당 구축에 고심하고 있다. 민주당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 추진단은 지난 8일 녹색정의당·진보당·새진보연합에 시민단체 연합정치시민회의와 선거대연합을 위한 연석회의에 참여해줄 것을 공식 제안했다.
그러나 녹색정의당은 참여를 거부했다. 김준우 상임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지역구는 연대하고 비례는 독자적으로 대응하겠다"면서 "윤석열 정권 심판을 극대화하고 사표를 최소화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박홍근 민주연합 추진단장은 "녹색정의당과 정책연합, 지역구 후보 연대를 위한 협의회는 금일이라도 논의 테이블에 임하겠다"고 했다. 야권분열 우려를 최대한 막겠다는 뜻이다. 여기에 민주당은 내부 단속에도 골머리를 앓을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발표될 4차 공천심사 결과 및 현역 의원 컷오프(공천 배제)에 따른 추가 탈당 가능성이 있다.
제3지대 4개 세력이 합당해 만들어진 개혁신당은 통합 일주일 만에 내홍설에 휩싸였다. 선거주도권과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 공천 문제 등을 둘러싼 이준석·이낙연 공동대표 간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결국 민주당 출신 김종민 최고위원과 국민의힘 출신 김용남 정책위의장이 18일 언론을 통해 설전을 벌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 최고위원은 당사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준석 대표를 겨냥해 "아무리 훌륭한 개인기가 있어도 다수 지혜 토론의 힘을 넘지 못한다"며 "민주주의 원칙과 합의 정신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선거운동 전권을 준다면 이낙연 공동대표에게 줘야한다. 총괄선대위원장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김 정책위의장은 "공동 정책위의장 2인과 상의해서 합의문상 법적 대표인 이준석 대표가 전결로 정책발표를 하자는 이야기에 어떤 문제가 있느냐"면서 "월요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수결로 표결을 하기로 한 상황에서 왜 기자회견을 자청하시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준석 대표는 이낙연 대표 측에 △당 지도부 전원 지역구 출마 △홍보 및 선거전략, 정책 캠페인 등 홍보 전반을 이 대표가 양측 공동정책위의장과 상의해 결정 △물의를 일으킨 인사의 당직과 공천배제 등을 요구했지만, 이낙연 대표는 '지역구 출마'에만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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