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부동산개발업체 헝다의 청산 명령 등 중국 부동산시장이 잇단 악재에 직면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지방정부와 채무위기 해소를 위한 경제와 부동산 활성화 정책 패키지를 발표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신뢰 부족으로 민간투자가 위축된 만큼 적극적인 사유재산 보호 강화 정책과 외국인 대상 우호적인 투자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8일 한국은행 상해주재원은 '최근 중국 금융 및 부동산 정책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지난 1월말부터 인민은행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 주택도농건설부, 증권감독관리위원회 등 금융 및 부동산 관련 감독당국이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 패키지를 내놓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 격인 인민은행은 신용대출시장국을 신설해 과학기술, 녹색, 포용, 양로, 디지털 등 5대 분야에 대한 거시적 신용대출 정책을 총괄하도록 했다. 이달부터 은행 지준율을 0.5%포인트 낮춰 1조위안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하고 농업·영세기업 재대출과 재할인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아울러 포용적 영세기업 대출 기준의 조건을 완화하고 농업·영세기업 재대출과 재할인 등 구조적 통화정책 프로그램의 규모를 확대하고 사업용 부동산 대출에 대해 양질의 부동산 기업 자산 사용을 활성화하고 해당 대출자금의 사용범위를 확대할 수 있도록 규정을 완화했다.
또한 해외 투자자의 편의성 제고를 위해 중국 본토와 홍콩·마카오 지역 간의 상호 연결을 강화하는 등 조치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디지털위안화의 국경간 시범운영 범위를 확대하도록 하고 홍콩과 마카오 거주자의 부동산 구매 시 지급 편의를 높이기로 했다. 아울러 홍콩채무증서 중앙결산시스템(CMU)에 예탁한 역내 중국 국채와 정책성 금융채를 적격담보물에 추가하는 내용도 담겼다.
중국 정부는 여기에 수면 위로 떠오른 부동산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이른바 '화이트리스트'를 지역 내 은행기관에 전달해 해당 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구제 가능한 부동산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조달(사실상 은행대출)을 확보하고 프로젝트 완공을 보장해 위기를 최소화한다는 구상이다. 또 외국인 투자 진입 네거티브 리스트 중 금융업 관련 제한 분야를 전부 삭제시켜 외국인이 은행업 금융기관의 100% 지분 보유가 가능하도록 금융산업 문턱을 낮추기로 했다.
한은은 이처럼 다방면의 중국 경제 활성화 패키지가 지방정부 채무위기와 부동산 위기 해소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봤다. 지방정부 채무위기 원인이 중앙과 지방정부 간 비효율적인 권한 분배에 기인하고 부동산 리스크 역시 국가의 토지 소유에 따른 불균형과 부동산 정책 불안정에 따른 것이라는 시각에서다. 아울러 부동산 기업의 유동성 위기도 중국 금융당국의 갑작스런 자금조달 차단 정책 시행 등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성 부족에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번 활성화 정책의 성패는 경제 활성화와 금융시장 개방 확대 등 정책과 더불어 사유재산의 보호와 외국인들의 우호적인 투자 환경 조성의 확보가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상해주재원은 "지난 2020년 앤트그룹 상장 직전 규제를 시작으로 플랫폼 기업, 사교육 시장, 게임 산업 등 산업에 대한 임의규제로 민간기업들의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며 "또 국가안보법 등 해외 국가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법 시행은 외국기업과 외국인들의 중국 내 활동을 대폭 위축시키고 있는 만큼 안정적인 제도적 환경이 병행되어야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와 소비가 유도될 수 있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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