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파업이 50일 넘게 장기화하는 가운데, 4·10 총선 이후 의·정 간 대화에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다. 정부는 의대 2000명 증원에 대한 의료계의 합리적인 대안이 제시된다면 열린 자세로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의대 증원 축소에 대해서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의료계도 총선 이후 단일안을 내놓겠다고 하면서 양측 간 대화 분위기가 조성됐다. 다만 정부는 증원 1년 유예에 대해선 "검토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8일 오전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의료계 일각의 증원 축소 주장에 대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임이 틀림없다"면서도 "신입생 모집요강이 최종적으로 정해지기 전까지는 물리적으로 변경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여지를 뒀다.
이어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제안한 '증원 1년 유예'에 대해서는 "내부 검토는 하겠으나 현재로서 수용 여부를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증원 계획이 1년 늦춰질 수 있다는 해석이 쏟아졌다.
이에 복지부는 이날 오후 긴급브리핑을 열고 증원 1년 유예는 검토한 적이 없다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박 차관은 의대 증원 1년 유예·의대 증원 축소 가능성에 관한 언론 보도를 두고 "1년 유예에 대해서는 내부 검토된 바 없으며, 향후 검토할 계획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대통령실 역시 의협이 제안한 1년 유예안에 대해 "정부는 그간 검토한 바 없고, 앞으로 검토할 계획도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의협은 4·10 총선 이후 의협과 대전협,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등이 참여하는 합동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회견 날짜는 11일이나 12일로 예상된다.
의료계는 이 자리에서 증원 규모 축소나 백지화, 1년 유예 등을 재논의하자고 요구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의대 증원을 1년 유예하고, 2026학년도 적용을 목표로 위원회를 꾸리자는 의견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근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증원 계획을 1년 미루고 (증원 규모 등을) 정확히 검토할 수 있는 위원회를 구성하면 서로 존중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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