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은 16일 '그날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 희생자 추모 행사가 전국 각지에서 열렸다. 정부와 지차체도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10주기를 맞아 재난 대응 시스템을 점검하는 등 안전한 대한민국을 약속했다.
이날 세월호 유가족 등 90명은 참사 발생 현장인 전남 진도군 조도면 인근 해역을 찾아 선상추모식을 진행했다. 목포해양경찰서가 준비한 3000t급 경비함정을 탄 유가족들은 목포항을 출발해 참사 해역으로 이동한 뒤 희생자 304명 이름을 한 명씩 부르며 묵념과 헌화를 했다.
이어 유가족들은 오후 2시 30분 세월호 선체가 인양된 목포신항으로 이동해 지역 시민단체와 함께 추모 문화제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도 참석해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희생자들이 가장 많았던 단원고등학교가 위치한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는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유가족과 일반 추모객이 방문하는 가운데 정치권 인사들도 참석해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일반인 희생자들이 안치된 인천가족공원과 대전 현충원 순직공무원 묘역에서도 각각 오전 11시 추모식이 진행됐다. 인천가족공원에서 열린 추모식에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참석했다. 이 장관은 추모사를 통해 "10년 전 세월호 참사로 안타깝게 희생되신 분들을 추모한다"며 "정부는 앞으로 이러한 비극이 다시는 없도록 국민 생명과 안전을 국정의 최우선에 두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지자체들도 세월호 10주기를 다함께 추모했다.
서울시의회에 마련된 세월호 기억공간과 응암역 너른마당에서는 기억식과 추모 문화제가 진행됐고 지난 13일 서울시청 앞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4·16기억문화제 in 서울'이 열렸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그날 이후 벌써 10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많은 것이 숙제로 남아 있다"며 "다시는 그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304명 희생자에 대한 가장 정중한 예우일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해 이날 오후 4시 16분부터 1분간 안산시 단원구청 일대에서 추모 사이렌을 울렸다. 부산시는 이날 오후 부산항대교 앞 해상에서 부산해양경찰서, 남해지방해경청, 중앙해양특수구조단 등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교량 충돌에 따른 선박사고와 화재 등 복합 재난 상황을 가정한 대응 훈련을 진행했다.
이날 훈련을 참관한 박형준 부산시장은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는 재난안전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사회재난에 대한 공공의 역할에 한층 무거운 책임을 묻고 있다"며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시민 안전에 대한 인식을 이번 훈련을 통해 다시 한번 되새기고자 한다"고 말했다.
광주에서도 시민·예술인들이 직접 기획·참여하는 추모 문화제가 열렸다. 5·18 민주광장에는 지역 예술인 80여 명이 각자 예술 도구를 활용해 추모하는 '예술인 행동 장'이 마련됐다. 예술인들은 유가족의 아픔을 극과 춤으로 승화한 공연·미술 도구로 대형 그림을 그리는 퍼포먼스 등을 펼쳤다.
희생자들이 수습됐던 팽목항·장흥군청 광장·해남 군민광장 등 전남 지역 곳곳에서도 각 지역 시민사회 단체가 주관하는 추모 문화제·음악공연이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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