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 수위를 조절하는 양상이다.
이스라엘 전시내각은 이날 열린 회의에서 ‘이란이 이스라엘의 대응이 무엇일지 계속 추측하게 할 것’이라며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표면적으로는 대응 발표를 늦춰 이란을 불안하게 만들겠다는 점을 내세웠으나, 미국 등 서방의 확전 자제 압박에 따라 수위 조절에 나섰다는 게 외신의 대체적인 평가다.
외교적 해법을 강조해 온 서방은 대이란 제재 검토에 본격 착수할 전망이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X를 통해 "32개국에 서한을 보냈다"며 "이란 미사일 프로그램 제재와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테러단체 지정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미 이란혁명수비대를 테러단체로 지정했고 지난해 10월 이후로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제재를 가해왔다. 동맹국들에 이란 압박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 것이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도 대이란 제재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날 국제통화기금(IMF) 춘계회의 기자회견에서 "수일 안에 이란에 대해 추가 제재를 채택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란에 대한 테러 자금 조달을 방해할 수 있는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언급했다. 옐런 장관은 미국이 그간 이란의 석유 수출 능력을 제한하는 데 집중해 온 점을 거론하며, 이와 관련해 더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로이터통신은 미 재무부가 이란의 드론 생산 능력도 타깃으로 삼았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공격에 이란산 자폭 드론을 대거 투입하는 등 권위주의 진영은 분쟁에서 이란산 드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다만, 이 통신은 유가가 치솟으며 물가 우려가 커진 데다가 중국 등의 반대로 인해 미국 정부가 이란 원유 부문을 옥죄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유럽연합(EU) 차원에서도 대이란 제재를 준비 중이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27개 회원국이 이란에 대한 제재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U의 제재안에는 이란이 러시아에 드론과 미사일을 공급하는 행위를 막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보렐 대표는 설명했다. 이에 독일과 프랑스 등 다른 EU 국가들은 공개 지지를 표명했다.
다만 이란혁명수비대에 대한 테러 조직 지정 여부에 있어선 반대의 목소리가 나왔다. 보렐 대표는 이란혁명수비대가 '테러활동'에 연루돼 있다는 "권위 있는 국가"의 증거 없이는 이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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