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의 테슬라를 향한 투자심리가 여전히 뜨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인력감축에 1분기 실적까지 악화될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여전히 저점매수 기회로 해석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의견이 나온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한 달 간(3월18일~4월17일) 테슬라를 3억2682만달러(약 4520억원)을 순매수했다. 이에 테슬라는 해외주식 순매수 규모 1위를 차지했다. 반면 해당 기간 테슬라 주가 수익률은 -10.55%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도 테슬라를 두고 다소 비관적인 전망이 많다.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대규모 인력 감축 등 악재에 둘러싸였기 때문이다. 또한 1분기 실적까지 악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가 하방압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의 2030년 연간 판매 목표 2000만대 달성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저가형 전기차(EV) 모델2의 200만대 판매 달성 시점도 기존 2027년에서 2030년으로 지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테슬라는 FSD를 통해 구독료를 인하하는 등 실적보다는 장기적인 데이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테슬라는 FSD 월 구독료를 199달러(약 27만원)에서 99달러(약 14만원)로 인하했다. FSD는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차선을 따라가는 오토파일럿 기능과 함께 차선을 바꾸고 신호를 감지하는 소프트웨어다.
FSD를 이용하려면 1만2000달러(1648만원) 소프트웨어를 구매하거나 월 99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월 구독 채택률을 높이기 위해 지난달 26일 FSD 한달 무료 배포를 발표하기도 했다.
테슬라 입장에서는 FSD를 통해 확보되는 월 구독료가 실적에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은 적다. 예를 들어 FSD를 하드웨어 3.0 이상이 설치된 미국 내 테슬라 차량에 대해 채택률 25%를 적용할 경우 연간 구독료는 5억9400만 달러(약 8159억원)로 추정된다. 이는 2024년 테슬라 매출액 컨센서스의 0.57%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테슬라는 단기적인 실적 개선보다는 FSD 데이터를 확보해 장기적으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고도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는 1분기 판매량 쇼크로 인해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소멸된 상황”이라며 “당분간 판매량과 실적보다 FSD 구독자 수가 주가를 좌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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