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와 에너지부는 지난 3일(현지시간) '해외우려기관(FEOC) 정의에 대한 최종 가이던스' 등을 발표했다.
앞선 잠정 가이던스에서 크게 달라진 건 일부 중국산 광물 사용에 대해 2026년 말까지 유예기간을 부여했다는 점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 등 4개국을 FEOC로 지정하고 이들과 관련한 기업에서 생산하는 부품 및 광물을 사용하면 2025년부터 IRA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전기차, 배터리 업체로서는 당장 모든 원소재를 바꿀 수는 없기에 핵심 광물 총가치의 2~10% 미만을 차지하는 '저가치(low-value)' 재료를 FEOC 규정에서 예외로 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
문제는 중국산 규제로 반사이익을 볼 거라고 기대했던 국내 소재 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았다는 점이다. IRA 수혜에 대비해 증설에 나선 업체들은 많은 공을 들여온 북미 시장에서 중국에 밀릴 수 있고,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수익성이 감소할 우려가 있다.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 배터리 가격 절감 노력이 이뤄지면서 전기차·배터리 업체들이 값싼 중국산을 사용할 유인이 더 크다.
배터리의 4대 소재 중 하나인 전해질은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 사이를 이동할 수 있도록 매개체 역할을 한다. 이때 전해질은 전해질염(전체 15%), 솔벤트(75%), 첨가제(10%) 등을 배합해 만들어진다. 이 중 전해질염과 전해질 첨가제는 전체 내에서 볼륨이 크지는 않지만, 원가의 30~50% 이상을 차지하는 고마진 제품으로 꼽혀 IRA 발효 이후 국내 업체들이 국산화에 주력해 왔다.
특히 이들은 큰 성장이 예상되는 미국 시장을 위해 연 2만톤(t)가량의 생산 계획을 내놓은 상태였다. 이를 위해 엔켐과 천보는 새만금에, 후성은 울산에 전해액염·첨가제 공장을 가동하거나 짓고 있다. 에코프로에이치엔도 전해액 첨가제 양산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필요시 미국 측과 추가 협의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천보 측은 "FEOC 최종안이 이제 막 나온 만큼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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