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 리스크 확대와 수익성 악화 등 신탁사들의 위기 상황 속에서 코람코자산신탁은 3조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와 리츠를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쌓아간다는 포부다. 기존 강점 있던 오피스 투자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히는 동시에, 도시정비사업도 철저히 리스크를 관리해가며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람코자산신탁은 올해 약 3조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 설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블라인드 펀드는 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 자금을 우선 모은 후, 운용사 판단하에 투자처를 발굴해 신속하게 투자를 진행하는 펀드를 뜻한다. 지난해 총 1조400억원(6건)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를 설정해 국내 운용사 중 가장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올해는 중소형 오피스와 개발전략 블라인드 펀드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우량 오피스 자산 거래를 활발히 이어나갈 예정이다. 최근 코람코자산신탁은 삼성화재 본사 빌딩인 '더 에셋 강남' 매각 작업에 착수, 연내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다. 더에셋은 강남대로와 테헤란로 교차지점인 강남역사거리에 위치한 지하 7층~지상 32층, 연면적 8만1117㎡에 달하는 초대형 오피스다. 향후 코람코가 매각에 성공하게 될 경우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이 모인 서초동 '삼성타운'의 핵심 자산이라는 상징성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 서울 시청역과 광화문역 사이에 위치한 도심권역(CBD) 대표 자산 '광화문 더 익스체인지 서울'과, 여의도업무지구(YBD) 'NH농협캐피탈빌딩'의 매수 우선협상대상자로도 선정됐다. 본사 건물인 강남구 삼성동 골든타워 매각도 마무리 단계다.
앞서 코람코자산신탁은 올 들어 우량 오피스 자산 관련 거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선도적 입지를 다져왔다. 최근 미국계 운용사 블랙스톤으로부터 GBD 랜드마크 대형 오피스인 강남구 역삼동 '아크플레이스'를 약 7920억원에 매입했다. 광화문 '케이스퀘어시티'를 약 3100억원에 최종 매각하면서 약 600억원의 매각 차익을 얻기도 했다.
정승회 코람코자산신탁 리츠부문 대표(부사장)는 "코람코는 지난 23년간 국내 리츠 시장에서 단 한번도 1위 타이틀을 뺏긴 적이 없으며, 국내 오피스 시장에서는 독보적인 입지를 지키고 있다"며 "그 결과 상업용부동산에 대한 각종 투자 및 관리, 운용 노하우가 포트폴리오 및 레퍼런스로 축적돼 블라인드펀드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신탁사 수익성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코람코자산신탁은 리츠, 부동산펀드 등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위기를 헤쳐나가고 있다. 코람코는 총 50개 리츠를 운용하며 총 16조3500억원 규모의 자산을 관리 중인데, 이는 국내 민간리츠 시장점유율 약 21%에 해당한다. 특히 정준호 코람코자산신탁 대표이사가 오피스 시장에서의 입지를 유지하면서, 데이터·물류센터 등 섹터별 투자 전략 고도화를 위해 전문가 영입·육성에 직접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신탁부문 사업으로는 서울과 수도권 대규모 사업장을 수주함으로써 '정비사업 선도 신탁사(준공사업장 5곳)'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앞서 4000가구 규모의 서울 도봉구 방학 신동아1단지 재건축 사업 예비신탁사로 선정된 바 있다. 정비사업 외 일반 차입형 사업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의 매입확약사업 또는 분양성이 확보된 우량사업 위주로 선별 수주할 예정이다.
정준호 대표이사는 "코람코의 강점은 리츠, 부동산펀드, 부동산신탁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의 비중을 시장 상황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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