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이처럼 머스크에 선물을 안긴 이유는 뭘까. '테슬라 메기'를 연못에 풀면서 다른 물고기(자국 전기차 기업)들이 더 빨리 헤엄칠 것을 기대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리고 메기를 투입할 수 있었던 자신감은 자국 전기차 기업들의 자율주행 기술 발전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다.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보조 자율주행 수준인 L2+ 등급의 보급률은 현재 13.3%에 도달했다. 고속 성장기로 들어서는 ‘보급률 15%’를 목전에 둔 것이다. 스마트폰과 전기차 보급률을 예로 들어보자. 미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2009년 17%를 찍은 후 이듬해 27%, 2011년 42%로 수직 상승했고, 중국의 전기차 보급률 역시 15%를 넘어선 이후 급격하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자율주행 기술 보급률이 내년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전기차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중국 시장에서 내비게이트 온 오토파일럿(NOA·Navigate on Autopilot) 기능을 탑재한 전기차 가격은 지난해 평균 35만9100위안(약 6740만원)이었던 것이 올해 1~2월에는 33만7900위안(약 6342만원)으로 떨어졌다. L2+ 등급으로 평가받는 NOA 기능은 운전자가 핸들을 잡고 있다는 전제하에 고속도로와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자동 차선 변경이 가능한 기능이다.
중국은 과거에도 '테슬라 메기' 효과 덕을 본 적이 있다. 2018년 중국 정부가 테슬라에 상하이 공장 설립을 승인한 이후 중국 전기차 기업들은 테슬라의 기술을 따라잡기 위한 속도전을 펼쳤고, 그렇게 탄생한 기업이 BYD다. 최근 중국 매체 36kr은 'FSD 중국 도입 전 전투력 점검' 제하의 기사를 싣기도 했다. 머스크 방중 후 한 달이 지났지만 중국은 여전히 자국 자율주행의 현주소를 상기시키며 '테슬라 메기'의 활약을 위해 멍석을 깔고 있다.
'테슬라 메기'는 이제 한국 시장에도 투입될 예정이다. 지난 방중 때 중국 2인자인 리창 총리와 만나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한 것처럼 머스크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X 계정을 폴로하며 FSD 한국 도입 준비에 들어갔다.
국내 업계에서도 테슬라의 FSD가 메기 역할을 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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