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유명 부동산 대기업들이 아시아 지역 내 오피스 빌딩과 주택 개발 분야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특히 인도, 베트남, 태국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움직임이 눈에 띄는데, 이들 국가에서는 활발한 기업 활동과 국민 소득 상승에 힘입어 '비싸도 잘 지은' 건물을 찾는 수요가 날로 커지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 7일 보도에 따르면 스미토모부동산은 인도 서부 뭄바이에서 3건의 대형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뭄바이는 금융기관이 집중된 상업 도시로, 스미토모부동산은 뭄바이를 도쿄 도심부에 이은 '제2의 성장 엔진'으로 보고 총 7000억엔(약 6조189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스미토모부동산은 이미 지난해 10월에 뭄바이 신도심 지구에 8만㎡가 넘는 규모의 부지를 취득했다. 해당 부지에서는 오피스 및 상업 시설이 입점하는 대형 복합 빌딩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또 다른 지역에서도 오피스 빌딩을 세울 예정이다. 스미토모부동산 인도 현지법인 대표는 요미우리신문에 "인도 대기업과 미국, 유럽의 금융 기관에서 입점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인도 정부는 '100개 스마트 도시 프로젝트'를 통해 인도 전역에 100개의 스마트 도시를 건설 중이다. 인도의 도시 인구는 2025년까지 5억43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부동산 시장 전망도 유망하다.
실제로 모디 정부가 외국 자본 유치를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인도 부동산 시장은 계속해서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산층과 젊은 층 인구 증가와 함께 주거용 부동산 수요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매년 약 1000만명 이상의 인구가 도시로 이동하고 있으며, 총 인구 중 약 40%에 가까운 인구가 소비 활동이 활발한 15~35세다. 이에 상업용 및 점포용 건물 수요 또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또 다른 일본 대기업인 미쓰이부동산도 인도 남부 벵갈루루에서 오피스 빌딩을 세우고 있고, 부동산 기업 미쓰비시지소는 인도 남부 첸나이에서 비즈니스 파크 개발에 참여 중이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존스랑라살(JLL)'이 실시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 도시 오피스 평균 연간 임대료 조사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뭄바이 임대료는 1㎡당 평균 421달러(약 58만2300원)로 일본 오사카(371달러)를 웃돌았다. 외국 기업 진출이 가속화 중인 인도는 뭄바이, 델리, 첸나이 등 주요 도시뿐 아니라 그 외의 도시에서도 사무용 공간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한편 일본 부동산 기업들은 인도 외에 동남아 지역으로도 진출하고 있다. 일례로 도큐그룹은 베트남 남부 빈증성에서 마을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10㎢ 규모 신도시에서 아파트 및 상업시설 일대를 개발 중이다. 베트남은 일찍부터 일본 기업들이 다양한 산업 분야에 진출한 곳이다. 그 가운데서도 일본 기업이 단연 눈독을 들이고 있는 분야는 부동산이다.
또한 노무라부동산은 현재 태국에서 방콕을 중심으로 콘도미니엄 등 26건의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태국은 경제가 성숙해 부유층이 많고, 부동산 수요도 많은 균형 잡힌 시장으로 평가된다. 노무라부동산은 2017년 8월 방콕에서 현지 부동산 회사 오리진과 손잡고 2000가구 규모의 분양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같은 해 한큐부동산도 맨션 2000가구 분양 계획을 세웠고 스미토모부동산은 고급 맨션 400가구 분양 사업에 나섰다. 모두 태국 첫 진출이었다.
JLL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부동산 투자액은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했다. 고물가와 고금리 환경 속에 미국 및 유럽 지역 등에서 투자가 정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13%나 증가하며 대조적인 양상을 보였다.
단 이들 신흥국은 급속한 도시화로 환경 문제 등 부작용이 심각한 상황이다. 따라서 일본 기업들은 세계적인 탈탄소화 흐름에 맞춰 일본 빌딩의 저(低) 에너지화 기술 홍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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