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의 핵심 축인 국산 K9 자주포가 루마니아로 수출된다. 수출 규모는 약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정부는 기세를 몰아 국산 레드백 장갑차를 앞세워 루마니아가 추진 중인 장갑차 사업 수주에도 도전할 방침이다.
방위사업청은 10일 K9 자주포에 대한 루마니아 수출계약이 9일 체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루마니아 국방부 간에 체결됐다. K9 자주포 54문, K10 탄약운반차 36대, 기타 계열차와 탄약 등을 포함해 약 1조3000억원 규모다.
K9 자주포는 전 세계 자주포 수출시장에서 부동의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연합(EU) 국가가 운용하고 있다. 루마니아는 한국을 제외하고 호주와 이집트, 인도,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튀르키예, 폴란드, 핀란드에 이은 9번째 K9 자주포 도입국이 됐다. K9 자주포 도입 국가들이 모여 운용 정보와 노하우를 공유하는 ‘K9 자주포 유저클럽’도 운영될 만큼 자주포 시장에서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가격 대비 성능’을 무기로 독일 PzH2000, 튀르키예 퍼티나 자주포 등 나토 경쟁 제품을 제치고 이번 사업을 따냈다. 4개월 동안 경쟁을 벌인 끝에 올해 초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뒤 루마니아 정부와 세부 협상을 진행했다.
한국과 루마니아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15주년을 맞이한 2023년을 전후로 고위급 교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루마니아 정상 방한, 양국 총리 상호 방문, 루마니아 국방부 장관 세 차례 방한 등이 이뤄졌다. 특히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석종건 방사청장이 지난 5월부터 루마니아를 찾아 국방장관 등 주요 인사들과 면담하면서 이번 수출계약 협상을 전방위로 지원했다.
루마니아는 작년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신궁’에 이어 이번에 K9 자주포를 도입함으로써 중유럽 주요 방산협력국이자 K-방산의 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방사청은 루마니아가 획득을 추진 중인 차기 보병전투장갑차 사업도 수주하기 위해 한국 레드백 장갑차 성능에 대한 홍보 등 다양한 수출 지원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궤도형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은 지난해 미국, 영국, 독일 등 대표 장갑차와 경쟁한 끝에 호주 육군에 총 129대, 24억 달러(약 3조1500억원)어치 수출됐다.
석 청장은 “이번 K9 자주포 수출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레드백 장갑차, K2 전차 등 지상무기체계와 방공시스템 등 유도무기 사업에서도 루마니아와 협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업체와 협력해 지속적으로 방산 수출을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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