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8월 19~23일) 중국 증시는 '베이다이허 회의'를 마친 중국 지도부가 부진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어떤 부양책을 쏟아낼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지난주 중국 증시는 부진한 경제 지표 등 여파로 혼조세로 마감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직전주보다 0.6% 증가한 2879.43으로 한 주간 거래를 마쳤다. 반면 선전성분지수와 창업판지수 주간 낙폭은 각각 -0.52%, -0.26%를 기록했다.
중국의 7월 청년 실업률이 17.1%를 기록하는 등 지난해 12월 중국 당국이 16∼24세 청년 실업률 통계 방식을 바꾼 후 최고치를 기록한 데다가, 7월 말 중국 실물경제 위안화 대출 잔액도 2005년 이후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7월 산업생산 증가율도 석 달째 둔화하며 중국 경기 침체 우려가 확대되며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이다.
외국인의 '셀 차이나'도 이어졌다. 지난주 외국인은 중국 본토 증시에서 50억3600만 위안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다만 상하이 증시와 선전증시는 '온도차'를 보였다. 상하이에선 20억8500만 위안어치의 외국인 자금이 순유입된 반면, 선전 증시에서는 71억2100만 위안어치의 외국인 자금이 순유출됐다.
특히 중국 정부가 18일부터 자국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 일일 자금 거래 데이터 공개를 중단하면서 '스마트 머니' 성격의 외국인 자금 흐름 파악이 어려워져서 중국 증시 투자 불확실성이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향후 외국인 거래 데이터는 분기 단위로 제공될 예정이다.
이번주 중국 증시에서는 20일 중국 인민은행이 발표하는 1년물·5년물 대출우대금리(LPR)를 예의주시할 전망이다. 1년물 LPR은 신용대출·기업대출 등 금리 산정 시 지표가 돼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며, 5년물 LPR은 주택담보대출 등 장기금리 산정 시 기준이 된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22일 5년 만기 LPR과 1년 만기 LPR을 동시에 0.1%포인트씩 내리는 ‘깜짝 인하’에 나섰다. 현재 LPR 금리는 각각 연 3.85%, 연 3.35%다.
시장엔 이달 인민은행이 LPR을 동결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위안화 하방 압력도 차츰 완화하면서 하반기 인민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적으로 통화 완화를 단행할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게 전문가 관측이다.
지난주 중국 지도부 여름 휴양지 베이다이허에서 회의를 마치고 복귀한 리창 중국 총리가 16일 국무원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경제 회복을 위해 총력을 다하자"고 촉구하면서 내수확대와 소비촉진을 강조한 만큼 추가 소비 부양책이 쏟아질 것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실제 상무부 등 중국 정부 7개 부처는 이날 '자동차 이구환신(以舊換新·신제품 교체) 업무에 관한 추가 시행계획을 발표해 노후차 교체 시 지급하는 보조금 액수를 두 배로 늘리는 내용의 2차 지원대책을 내놓았다.
일부 중국 관영 언론을 통해 추석, 국경절 연휴 경기 부양을 위해 현금 소비쿠폰을 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 관영 영자치 차이나데일리는 최근 중국 국가 싱크탱크 경제학자를 인용해 "최소 1조 위안 상당의 현금 또는 상품권을 소비자에게 직접 지원해주는 정책을 고려해야 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리다오쿠이 칭화대 중국경제학과 교수는 오는 10월 초 일주일간의 국경절 연휴 기간 소비 쿠폰을 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최근 경기 불황과 미·중 갈등 등에 맞닥뜨린 중국 지도부가 중국 개혁개방 총설계사 덩샤오핑 탄생 120주년(8월22일)을 맞아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시장 관심사다. 특히 시진핑 주석이 이번주 열릴 덩샤오핑 탄생 120주년 심포지엄 추모 연설에서 개혁개방 의지를 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 주석은 앞서 덩샤오핑 탄생 110주년인 2014년 연설에서는 덩의 개혁개방을 가장 위대한 과업으로 꼽으며, 이는 중국의 운명뿐만 아니라 세계의 역사까지 바꿨다고 극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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