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전소설 '서유기'를 모티브로 삼은 중국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검은 신화:오공'(黑神話:悟空, 이하 오공)이 출시 첫날 대박을 터뜨렸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게임 오공은 20일 오전 10시(현지시간) 세계 동시 발매를 시작해 글로벌 게임 플랫폼인 스팀(Steam)에서 1위를 차지했다.
스팀에서만 300만부 이상이 팔렸고 동시접속자 수는 220만명을 넘었다. 접속자 수가 한꺼번에 늘면서 이날 스팀 서버가 잠시 붕괴됐을 정도다. 일부 게임 회사에선 직원들에게 게임 오공을 체험하라고 출시 당일인 20일 하루를 휴일로 지정하기도 했다. 게임 오공은 이날 하루 동안 모두 450만부 이상 발매돼 판매수입이 15억 위안을 돌파했다.
중국 게임 개발사 게임사이언스가 개발하고 텐센트가 투자한 게임 오공은 중국 최초 'AAA 게임'(개발 비용이 많이 들고 개발 주기가 길며, 제작 수준이 우수한 게임)으로 불린다. 이 게임을 만드는 데 6년이 소요됐으며, 약 100여명이 공동 작업했다. 투자액만 4억 위안으로 알려졌다.
게임 오공은 플레이어가 '천명인'이라고 불리는 존재가 되어, 곤봉과 법술로 요괴를 물리치면서 광대한 세계로 모험을 떠나는 스토리를 담았다. 지난해 유럽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 2023' 현장에서 화려한 그래픽과 뛰어난 액션으로 최우수 시각상을 수상하는 등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중국 시부증권은 "게임 오공은 중국의 게임 제작 역량이 글로벌 정상급 수준에 올라섰음을 증명할 것"이라며 "이번 게임을 통해 중국에 게임 열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화타이증권은 "중국 게임 업계에 기념비적 작품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간 게임을 '정신적 아편'이라며 규제했던 중국 관영언론도 게임 '오공'을 적극 띄우기에 나섰다. 관영 신화통신은 최근 연달아 게임 제작자와 미술감독 인터뷰 기사를 보도했다. 또 통신은 "게임 오공은 중국 3A게임의 원년을 열어 중국 게임산업의 돌파구를 찾는 한편, 전 세계 게이머들에게 중국 문화를 이해하는 새로운 채널을 마련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특히 중국 고전 서유기를 모티브로 한 게임 오공이 중국 온라인 게임업계에 중국 전통문화 붐을 일으켰다고도 짚었다. 또 다른 중국 관영지 중국일보는 "외국 게이머들이 게임 오공의 문화적 함의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 고전 '서유기'를 찾아 읽기 시작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게임 오공 효과를 홍보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는 기업도 생겨났다. 중국 최대 커피체인인 루이싱커피가 게임 오공과 컬래버레이션으로 만든 새 커피 메뉴를 비롯해 텀블러 등과 같은 상품을 선보인 게 대표적이다.
서유기를 모티브로 한 만큼 게임 오공엔 충칭 대족석각 천수관음 보살상, 산시 남선사 등 중국 곳곳의 유명 고대 문화 유적이 등장하는데, 일부 지방정부에서는 게임 오공 흥행을 기회로 이러한 현지 문화 유적지를 적극 홍보하고 나서기도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