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일규 전 주 쿠바 북한 대사관 정무는 3일 "북한 주민들은 이미 오래 전에 충성심이 사라졌고, 북한 체제에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리 전 참사는 이날 통일부와 연세대 정치외교연구소·동서문제연구원이 공동주최한 '2024 국제한반도포럼' 토론에 참석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수령의 배려가 아니고 장마당을 통한 본인의 힘에 의지한다는 (분위기가) 만연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사상 통제를 목적으로 제정된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청년교양보장법, 평양문화어보호법 등을 겨냥해 "거기에 더해 김정은 위원장은 3대 악법을 채택했다"며 "나를 억압하고 못살게 구는데 자식들까지 못살게 한다는 의미에서 주민·간부의 80% 이상이 (이를) 부정적 시선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 전 참사는 이러한 부조리에도 북한 주민들이 반발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두 가지가 있다. 겹겹이 있는 감시망과 감히 들고 일어나지 못하게 하는 공포정치"라고 분석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시한 8·15 통일 독트린을 두고 "북한 주민에게 알려지면 감흥이 클 것이라 생각한다"며 "(북한 간부·노동자들에게) 당신들이 주체라는 포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통일이 안 되는 이유로는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대국들의 지정학적 이해도 있다"면서 "중국의 심기를 잘 활용해서 변화를 유도하는 대(對)중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통일 주체인 대한민국의 준비"라며 "대북 정책 원칙 만큼은 여야, 진보, 보수를 떠나 초당적이고 흔들림 없는 원칙을 만들어 단합된 힘으로 통일에 매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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