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평균 금리가 3%대까지 떨어진 반면, 개인사업자 대출금리는 6%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에서 개인사업자·중소기업 대출금리를 높이며 건전성 관리를 이어온 영향이다. 은행에서 강력한 가계빚 억제 정책을 펼치고 있어 이미 6%가 넘는 금리를 부담하고 있는 개인사업자·중소기업의 상환 능력이 더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이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취급한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최고 6%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이 6.37%로 가장 높았으며 그 뒤를 △신한·농협은행(5.78%) △국민은행(5.56%) △하나은행(4.99%)이 이었다. 중소기업 평균 대출금리도 같은 기간 최고 6.26%로 집계됐다.
올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며 시장금리는 떨어지고 있지만, 개인사업자대출 금리는 지속적으로 오르는 모양새다. 지난 2월에서 4월까지 우리은행이 취급한 대출의 평균금리는 5.39%로 3개월 만에 0.98%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5.38%)과 신한은행(5.68%)의 평균금리도 각각 0.18%포인트, 0.1%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올해 3월 4.32%에서 4개월 연속 하락하며 7월엔 3.92%까지 떨어졌다. 은행들이 7월부터 가계대출 관리를 이유로 가산금리를 조정하고 있지만 여전히 개인사업자대출 금리와는 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른 이유는 은행권이 연체율이 높은 중소기업·개인사업자의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6월 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현황'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은행 개인사업자 부실채권 비율은 0.44%로 2017년 상반기(0.44%)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0.30%)와 비교해도 0.14%포인트 상승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개인사업자 대출의 경우 기업대출이긴 하지만 가계대출 형태로 혼용되는 경향이 있다"며 "가계대출 규제로 주담대 금리가 오르는 와중에 개인사업자 금리마저 오르게 되면 자영업자 대출에 차질이 생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하반기에 개인사업자나 중소기업 대출 갈아타기(대환대출)를 적용해 금리 부담을 낮추는 방안이 시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들어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개인사업자대출로 여신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면서 관련 대출 금리가 내려갈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5일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낮춰 최저 연 3.754%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은행권 비대면 개인사업자 상품 중 최저금리가 3%대인 은행은 카카오뱅크가 유일하다. 토스뱅크와 케이뱅크의 개인사업자대출 금리는 각각 최저 연 5.05%, 연 5.1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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