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퀄컴으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미국 반도체업체 인텔이 이번에는 인수합병(M&A) 전문 펀드로부터 투자 제안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2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인텔이 미국의 M&A 전문 대안 투자 회사인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이하 아폴로)로부터 최대 5억 달러(약 6조6700억원) 규모의 투자 제안을 받았다고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투자 형식은 지분 투자와 비슷하며, 아폴로의 투자는 인텔의 사업 정상화 전략이 신뢰를 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인텔 경영진은 아폴로 측의 제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현재까지 최종 확정된 것은 없고 아폴로 측의 제안 역시 무산될 수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1990년 설립된 아폴로는 지금까지 140건의 M&A를 실행한 M&A 시장의 '큰손'으로 잘 알려져 있다. 벤처캐피털 시장조사업체 트랙슨(Tracxn)에 따르면 아폴로는 2021년에 사상 최대인 15건의 M&A를 실행한 것을 비롯해 지난 3년간 연평균 8건의 M&A를 기록하는 등 근래 M&A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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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로는 올해 6월에는 인텔의 아일랜드 신규 공장(Fab34) 운영을 맡은 조인트벤처 지분 49%를 110억 달러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앞서 이틀 전인 지난 20일에는 모바일 칩 분야의 강자인 퀄컴이 경영난에 빠진 인텔에 인수 제안을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인텔은 한때 전 세계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의 최강자로 등극하며 '세계 반도체 1위' 기업이라는 명성을 차지했으나 이후 모바일 및 AI 혁명에서 뒤처졌고, 현재는 주력 사업인 CPU 시장에서조차 경쟁업체인 AMD를 맞아 고전하고 있다. 이에 올해 2분기에는 16억 달러(약 2조13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인텔 주가는 올해 들어 60% 가까이 급락한 상태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2021년 취임한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가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마저 전망이 불확실한 가운데 인텔은 56년 역사 중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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