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노벨상을 받았다
2024년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 수상자에는 특이한 사람들이 포함되어 있다. 즉, 물리학이나 화학을 전공하지 않은 인공지능(AI) 전문가들이 바로 그들이다.
노벨 물리학상에는 인공지능(AI)의 대부로 불리는 제프리 힌턴(Geoffrey Hinton) 토론토대 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노벨 화학상에는 알파고의 아버지인 데미스 허사비스(Demis Hassabis) 구글 딥마인드 CEO와 수석연구원인 존 점퍼(John Jumper)가 이름을 올렸다. 모두 그 분야 비전공자들이다.
제프리 힌턴은 물리학 전공자가 전혀 아니다. 그는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기반을 닦은 AI 전문가이다. 그는 통계물리학의 기본개념을 사용하여 기억 기능을 하는 인공신경망을 훈련했다. 이러한 인공신경망은 앞으로 입자물리학, 천체물리학 등 다양한 물리학 주제에 걸쳐 연구를 발전시키는 데 사용된다는 측면에서 큰 이바지를 했다고 그에게도 노벨 물리학상을 수여했다.
이 모두가 AI 기술을 활용하여 기존의 물리학이나 화학의 연구에 과거와는 다른 엄청난 새로운 발전을 시킨 점을 노벨상이 인정한 것이다.
필자는 올해 8월 기고에서 AI를 활용한 AX(AI+X)가 대한민국의 답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이 AI 전문가의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 수상에서 바로 입증되었다.
앞으로는 얼마나 더 많은 분야에서 AI가 노벨상을 받을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아마 조만간 모든 분야에서 AI가 노벨상을 휩쓸게 될 날이 올 것 같다. AI를 모르면, 노벨상을 받지도 못하겠다.
대한민국, AX에 매진하자
대한민국 국민은 산업화의 경험에서 보듯이, 그동안 상용화나 응용 능력에 있어서는 세계 어떤 나라 사람들보다 우수하다. 또한 대한민국은 AI를 현실(X)에 작용하는 AX에 있어서 초석이 되는 인프라인 광통신망, IT, 그리고 제조업 기반 등에 있어서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유리하다.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 중인 AX 사례를 몇 가지 소개하겠다. 이러한 사례는 예시에 불과하다. 지금 이 시각에도 세계적으로 무수한 기업과 개인들이 AX에 몰입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국민과 기업은 이런 사례 등에서 영감을 얻어야 한다.
외국의 다양한 AI 활용사례(AX)를 참고하여 우리도 AI 활용에 최선을 다하자. 대한민국도 이러한 AX 대열에 모든 기업과 국민이 동참해서 AX에 있어서는 반드시 글로벌 1등을 이루자.
1) AI를 농업에 활용 : AI를 활용하여 병해충에 선제 대응
페르마타(Fermata)라는 스타트업은 크롭티머스(Croptimus)라는 AI 시스템을 통하여 농작물을 365일 24시간 스캔한다. 이를 통해 건강한 작물과 해충이나 질병에 걸린 농작물을 신속하게 식별하여 해충이나 질병이 퍼지기 전에 농부들이 선제적으로 조처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2) AI를 비즈니스에 활용 : AI를 활용하여 선호 식당 빠르게 예약
미국 기업 더 쇼트 리스트(The Shortlist)는 AI 기반의 새로운 앱을 출시하여 뉴욕 시민들이 레스토랑 위치, 좌석 가용성, 심지어는 분위기 선호도까지 반영하여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레스토랑을 쉽게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3) AI를 연구에 활용 : AI를 고고학 연구에 활용해 연구기간 획기적 단축
일본 야마가타대학 고고학자들은 IBM 연구소와 협력하여 저공비행 드론과 AI를 활용해 페루의 유명한 나스카 문화의 지상화 연구에서 100년치 작업을 6개월 만에 완료했다. 이처럼 고고학 연구에도 AI가 활용되어 고고학 연구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있다. 앞으로는 모든 학문의 연구에 있어서 AI를 활용하여 연구 성과를 극대화해야 할 것이다.
4) AI를 행정에 활용 : AI를 활용하여 장기 미결범죄 해결
영국의 한 경찰서는 수십 년에 걸친 탐정 작업을 단 몇 시간으로 압축하여 미해결 과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AI 기반 시스템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한다.
5) AI를 생활에 활용 : AI를 활용한 빠른 비디오 편집
캔바(Canva)의 ’하이라이트(Highlight)’ 기능은 AI를 활용하여 긴 비디오에서 가장 좋은 순간을 자동으로 선택함으로써 편집에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절약하고 콘텐츠 품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AI를 모르는 국가·기업·개인은 생존하기 어렵다
시간이 지날수록 AI 관련 기술 발전이 급속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개인이나 소규모 기업이라도 관련 분야의 AI 개발을 촉진할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있으며, AI 모델의 훈련을 가속화할 기술이나 AI의 안전성을 강화할 기술 등도 속속 출현하고 있다.
미국 기업 Allen Institute for AI(AI2)는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거대 언어모델(LLM) 중심의 AI 시장에서 작지만 강력한 오픈 소스 멀티모달 모델인 ‘몰모(Molmo)‘를 출시했다. 이 프로그램 출시로 이제는 기존의 대규모 데이터 세트(Data Set)를 사용하는 대신 소규모 고품질 데이터로도 AI를 훈련할 수가 있다. 그동안 거대 기업들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AI 개발의 문턱을 낮추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누구나 소규모 데이터 세트를 활용하여 새로운 AI를 개발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구글 딥마인드(Deep Mind)가 알파칩(alpha chip)을 최근 공개했다. 알파칩은 강력한 피드백 루프(어떤 시스템에서 처리 결과의 정밀도와 특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입력, 처리, 출력, 입력 순으로 결과를 자동으로 재투입하도록 설정된 순환 회로)를 만든다. 더 나은 AI 모델은 더 나은 칩을 설계하고, 이를 통해 더욱 진보된 AI 모델의 훈련이 가능해진다. 이는 다시 더 나은 칩을 설계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자체 강화 사이클은 AI의 발전을 가속시킬 것이다. 향후 AI 발전이 인간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른 속도로 진전될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AI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수정 기능을 도입했다. 이 도구는 AI가 생성한 오류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수정한다. 앞으로는 그동안 지적됐던 AI의 안전성 문제가 급격히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의 AI에서 제기되고 있는 각종 문제도 빠른 속도로 해결될 것이다.
또한 최근의 연구에서 생성형 AI의 활용 속도가 초기 PC와 인터넷의 성장을 뛰어넘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현재 60% 이상의 기업들이 생성형 AI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1990년대 초반 기업들의 PC 도입률이 40%였던 것에 비해 큰 도약이다. 개인적으로도 40% 이상이 AI를 일상생활에 사용하고 있어서 초기 인터넷 사용률을 10% 앞서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AI는 이제 더 이상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다. 글쓰기, 고객 서비스 자동화, 개인 업무 지원 등을 넘어서서 개인이나 기업들이 AI를 다양한 분야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이 빠르게 조성되고 있다. 이에 대응하여 대한민국도 AI 기술 개발, AI 활용 등에 국가적인 역량을 총력 집중해야 한다.
앞으로는 AI를 도입하지 않거나 활용하지 않는 국가·기업·개인은 낙오한다. 아니, 생존하기 어려운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
대한민국, AI에 올인(AI·All In)해야 한다.
구윤철 필자 주요 이력
△서울대 경제학부 특임교수 △전 국무조정실장(장관급) △전 기획재정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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