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18년간 저출산 대응을 위해 4차례의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수립해 약 378조 1000억원의 혈세를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에선 이같은 세금 투입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합계 출산율이 0.72명에 그친 점을 짚으며, 윤석열 정부에서 진행 중인 4차 기본계획 성과를 꼼꼼히 따지겠다고 엄포했다.
14일 서영교(4선·서울 중랑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예산정책처로부터 제출 받은 '저출산 대응 예산 추이 상세항목'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에 따라 2006년부터 5년 단위로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수립해 시행 중이다.
그간 우리 정부는 △제1차 기본계획(2006~2010년) △제2차 기본계획(2011~2015년) △제3차 기본계획(2016~2020)을 시행했다. 지난 2021년부터는 오는 2025년에 종료되는 제4차 기본계획을 수립해 시행 중이다.
예산 소요 현황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기본계획이 처음 시작된 2006년엔 2조 1000억원의 비교적 적은 예산이 책정됐다. 하지만 2011년엔 7조 4000억원으로 뛰었고, 제3차 기본계획이 시작된 2016년엔 21조 4000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같은 연도별 예산은 2022년 50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50조 선을 돌파했다. 다만 지난해엔 47조원 규모로 소폭 줄었다.
기본계획은 횟수를 더해가면서 보다 세분화됐다. 1차 기본계획 당시엔 △결혼·출산·양육에 대한 사회책임 강화 △일과 가정의 양립·가족친화적 사회문화 조성 △건전한 미래세대 육성 등 크게 3대 분야로 목표를 나눴다. 하지만 4차 기본계획부터는 OECD SOCX(경제협력개발기구 사회복지지출) 등 국제표준에 따라 가족, 노인, 주거, 고용, 교육, 보건, 기타의 7개 정책 분야로 보다 세분화 했다.
문제는 18년간 378조 1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이 밑바닥을 멤돌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0.72명으로 마카오(0.66명)와 홍콩(0.72명)을 제외하면 세계에서 가장 낮았다. 반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기대 수명은 2022년보다 2.8세 늘어난 83.6세로, 저출산-고령화의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었다.
정치권에선 윤석열 정부의 세수 펑크 문제를 지적하며 저출생 대응 예산이 효율적이고 실효성 있게 집행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영교 의원은 "18년 동안 378조 1000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저출생 문제는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며 현재 윤석열 정부가 추진 중인 제4차 기본계획은 실효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실효성을 위한 정책 중 하나가 주거 지원 대책이다. 서 의원은 단순한 예산 투입만으로는 출생률을 끌어올릴 수 없다고 보고 '공공주택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과 '주거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이는 민주당 22대 총선 공약이기도 하다.
'공공주택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다자녀 가구가 분양전환임대주택을 우선 공급받을 때, 자녀 수에 따라 전용면적을 2명 이상은 60㎡, 3명 이상은 85㎡ 이상으로 공급하도록 해 국민들의 주거 부담을 완화하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거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신혼부부에게 주택 구입비 또는 임차보증금 1억원을 연 1%의 초저금리로 융자하고, 자녀 출산 시 자녀 수에 따라 이자와 원금 상환을 면제하는 내용을 포함해 신혼부부의 주거비 부담을 줄이려는 취지로 발의됐다.
서 의원은 "이러한 노력이 저출생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가 함께 현실적이고 획기적인 정책을 마련해 나가자"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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