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30일 발표한 ‘2025년 정기 임원인사’의 핵심 키워드는 유통 본업 경쟁력 강화에 방점이 찍혔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주력사인 이마트와 백화점의 분리를 통한 책임 경영, 인적 쇄신이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2011년 이마트가 신세계에서 인적 분할해 별도 법인으로 출범하면서 이미 외형적으로 사실상 두 개의 지주회사 형태로 운영돼왔다.
이후 그룹을 일군 이명희 총괄회장의 장남인 정용진 회장은 이마트와 이마트24, SSG닷컴, G마켓, 프라퍼티(스타필드), SCK컴퍼니(스타벅스), 조선호텔앤리조트, 신세계푸드를 주력으로 키웠고 동생인 정유경 회장은 백화점을 중심으로 신세계인터내셔날, 사이먼(아웃렛), 디에프(면세점), 신세계까사 등을 안착시켰다.
지난 2016년에는 두 회장이 가진 신세계와 이마트 주식을 맞교환하며 지분 구조를 정리했다. 당시 정용진 회장은 신세계 지분 7.31%를 정유경 회장에게, 정유경 회장은 이마트 지분 2.52%를 정용진 회장에게 각각 양도했다. 현재 이마트와 신세계가 공동으로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는 SSG닷컴이 유일하다. 이마트가 45.6%, 신세계가 24.4%를 각각 갖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1997년 삼성그룹으로부터 독립한 후 지난해 기준 그룹의 전체 매출이 약 71조원을 넘어서는 등 비약적인 성과를 일궈내며 국내 대표 유통기업으로 성장했다.
부문별 자산은 이마트 부문이 43조93억원이고, 백화점 부문이 19조424억원이다. 이대로 계열 분리한다고 가정하면 이마트 부문은 재계 11위, 백화점 부문은 26위 정도를 기록할 전망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출점 지역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다졌으며, 이마트도 153개 점포망을 바탕으로 국내 최고의 대형마트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스타필드와 스타벅스 등 각 계열사들도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 전반에 걸쳐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해왔다.
신세계그룹은 회장 아래 대표이사 및 사장단 등 인사도 역량 중심의 인재를 재배치하면서 인적 쇄신을 이어나갔다.
먼저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부사장)가 사장으로 승진했다. 한 사장은 이번 승진을 통해 본업 경쟁력 강화에 더욱 속도를 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마트24 대표에는 송만준 이마트 PL/글로벌사업부장이 내정됐다. 올해 선보인 ‘노브랜드 중심 편의점 모델’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최근 사업 조정을 통해 혁신을 지속하고 있는 신세계푸드 대표에는 강승협 신세계프라퍼티 지원본부장이 선임됐다.
신세계까사에서 성과를 보여준 김홍극 대표는 신세계인터내셔날 뷰티&라이프부문 대표를 겸직하고,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에는 전상진 이마트 지원본부장이 내정됐다. 신세계L&B 대표에는 마기환 대표를 외부 영입했다. 신세계야구단 대표에는 김재섭 이마트 기획관리담당이 발탁됐다. 김 대표는 상무보 직급으로 계열사 대표직을 맡게 됐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역량을 갖춘 인재라면 직급에 상관없이 대표로 발탁해 성과 창출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며 “조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인사 조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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