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은 31일 경기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수소전기차 콘셉트카 '이니시움' 공개 행사에 참석해 "현대차 27년 수소 연구의 결실인 새로운 수소전기차가 내년 중반기부터 양산될 예정"이라며 "국산 기술로 만들어낸 첫 수소 전기차이자 수소에 대한 오랜 신념의 결실인 만큼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라틴어로 '시작, 처음'을 뜻하는 단어인 '이니시움'은 현대차가 내년 상반기 공개할 수소전기차(FCEV)의 방향성을 담은 콘셉트카다. 기존 현대차의 수소차 모델인 '넥쏘'의 2세대 버전으로, 패밀리카 크기의 SUV다. 공개된 스펙을 종합하면 엔진, 배터리 성능을 높여 1회 충전으로 최대 650㎞주행이 가능하다. 기존 모델보다 주행거리가 30㎞가 늘어난 것으로 경쟁사인 토요타의 수소 차량보다 훨씬 길다.
수소차를 선택하는 고객들의 친환경 선호 취향을 고려해 외장 디자인과 소재도 업그레이드 되며, 공간 활용성도 개선됐다. 또 수소 충전의 불편함을 고려해 수소 충전소의 실시간 경로와 운영 상태, 충전 가능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루트 플래너' 기능 등도 탑재된다. 가격과 출시 시기에 대해 장 사장은 "정확한 가격은 차량 출시 시기에 맞춰 공개하겠다"면서 "소비자와 시장이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책정할 것"이라고 했다.
넥쏘 2세대 모델은 수소차 개발에 대한 현대차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현대차는 한국에 상용화된 수소연료전지 기술이 없던 1998년부터 수소전기차 연구개발을 추진했다. 당시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돈 걱정 하지 말고 젊은 기술자들이 만들고 싶은 차는 다 만들어보라"면서 "돈 아낀다고 똑같은 차 100대 만들지 말고, 100대를 다 다르게 만들어봐도 좋다"고 연구진들을 격려했다.
장 사장은 "200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 때 다른 기업들은 수소차 투자를 주저했지만 현대차는 정몽구 명예회장님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과감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면서 "그 결과 2013년 세계 최초 수소 전기차 양산 성공, 2018년 국내 최초 수소전기차 넥쏘 탄생 등의 결실도 나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소는 깨끗할 뿐 아니라 우주에서 가장 풍부하고, 또 맞는 기술만 개발한다면 누구나 쓸 수 있는 매우 공평한 에너지 자원"이라며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수소기술개발) 누군가는 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흔들림 없이 도전을 이어왔다"고 말했다. 또 "수소 사회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는 많은 도전 과제가 있기 때문에 토요타 뿐 아니라 모빌리티, 운송, 중공업, 발전소, 열병합 등 기술적·상업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라면 어떤 곳이든 협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 사장은 "전기차가 캐즘의 상황인건 맞지만 반드시 가야할 미래"라며 "현대차 전동화 전략의 2가지 축은 '전기차'와 '수소차'"라고 말했다.
그는 "수소차는 현 단계에서 수익성을 내는 영역은 아니지만 향후 다가올 수소 사회를 위해 수소 에너지 생태계 전체에 솔루션과 어플리케이션을 제공한다는 비전 아래 임하고 있다"며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남들보다 앞선 원천 기술이 있어야 글로벌 수소 리더십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벨류체인 전체에서 지속가능한 개발을 이어갈 수 있도록 개발에 계속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