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만고 끝에 총리로 재선출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오는 16일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일 정상회담을 갖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고 교도통신, 지지통신 등 일본 매체들 1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오는 15~16일 페루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후 18~19일에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인 가운데 윤 대통령을 비롯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세계 주요국 정상들과 회담을 가질 예정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시바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의 회동 의사도 내비쳤다.
이시바 총리는 11일 총리 재선출 후 가진 기자 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직접 만날 기회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정이 허락하면 14일부터 남미를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바이든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과 만나 국제정세에 대해 기탄없이 논의할 기회를 갖고 싶다”고 전했다.
이시바 총리는 일본 내정과 관련해서는 “원점으로 돌아가 정치 개혁과 당 개혁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특별국회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 본회의에서 열린 총리지명 선거에서 103대 총리로 재선출된 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 문제에 대해서는 “국가 주권의 침해”라며 “하루라도 빠른 납북 피해자의 귀국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수단을 모두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현지 언론들은 어렵사리 출범한 이시바 내각이 30년만의 ‘소수 여당’이 되면서 향후 국정 운영에 있어 험난한 길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야당의 협력 없이는 예산안과 법률안을 통과시킬 수 없는 데다 당내 구심력도 약화한 상황이라 내정과 외교 등 모든 면에서 불안한 정국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소수 여당 내각은 정권 기반이 약하고 단명하는 경우가 많다”고 짚은 후 이시바 총리가 해결해야 할 3가지 과제로 2025회계연도 예산안 가결, 정치 개혁, 야당이 주요 상임위 위원장을 휩쓴 상황에서의 국회 운영을 꼽았다.
아사히신문은 “이시바 총리에게 ‘양보’ 이외의 길은 없어서 야당에 차례로 머리를 숙여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당분간 소수 여당 체제가 이어지겠지만, 내년 봄 2025회계연도 예산안이 통과되면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산케이신문은 “자민당 내에서 ‘이시바 끌어내리기’에 대한 두드러진 움직임은 없지만 ‘예산안 통과 후 퇴진’에 관한 말은 나온다”며 “야당이 예산안 찬성을 조건으로 이시바 정권 퇴진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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