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이 올해 3분기 해상 운임 상승 덕분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하며 증권가 예측을 크게 상회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상승하면서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몸값이 계속해서 올라가면서 정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HMM의 현재 지분 가치가 10조원에 달함에 따라 재계 순위 10위권 이내 기업집단이 아닌 이상 인수하기 힘든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HMM은 3분기 매출 3조5520억원, 영업이익 1조4614억원을 기록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7%, 1828% 증가한 수치다. 증권가에선 HMM이 3분이 영업이익 1조1818억원을 낼 것으로 예측했는데, 실제로는 이보다 23.66% 높았다.
HMM은 수익성 강화를 위해 신규 서비스 개설, 1만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투입, 고채산 화물 증가 등 전략적 운영을 강화했다. 또한 친환경 선박 투입을 통해 경쟁력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HMM의 컨테이너 부문은 4분기에 전통적 비수기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 동안 항만 파업과 스케줄 지연으로 공급 불안정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2월부터는 '프리미어 얼라이언스'와의 협력을 통해 운송 서비스망을 최적화하고, 2030년까지 사업 다각화와 신규 수익 창출에 주력할 계획이다.
현재 HMM의 시가총액은 약 13조원에 달하며, 채권단의 지분은 약 9조원에 이른다. 산업은행과 해진공은 약 72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정부와 채권단의 지분은 약 71.69%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HMM의 지분 가치는 1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HMM의 해외 매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해운업이 한국 수출입 화물의 99.7%를 담당하고 있어 전략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대기업들도 높은 몸값과 낮은 시너지 효과를 이유로 인수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정부의 HMM의 민영화 가능성은 더욱 낮아진 상황이다. 해운업의 호황이 지속됨에 따라 산업은행과 해진공은 HMM으로부터 올해 각각 1408억원, 1383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내년에도 비슷한 배당 성향이 유지될 경우 산업은행은 2000억원 이상의 배당금을 기대할 수 있다.
HMM은 민영화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장기 성장 전략을 준비 중이다. HMM은 지난달 2030년까지 선대 확장과 친환경 설비 구축에 23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이를 통해 컨테이너 운송뿐만 아니라 벌크 사업과 통합 물류 영역으로 확장해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또, 내년부터 새로운 해운 동맹인 '프리미어 얼라이언스'에 합류하여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세계 1위 선사인 MSC와의 선복 교환 협력을 통해 유럽 항로에서의 서비스 효율성을 높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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