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지배구조 규제보다는 세제정비를 통한 자본시장 투자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최근 국민 129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경제와 자본시장에 대한 인식 조사’에 따르면 ‘경제의 지속성장을 위해 중요한 업종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에 국민들은 △금융산업(38.4%) △서비스업(31.5%) △제조업(30.1%) 순으로 역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자본시장 선진화, 소위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을 위한 우선추진과제로는 응답자의 70.1%가 ‘투자 관련 세제정비’를 꼽았으며, 이어 ‘연금수익률 제고’(19.8%), ‘지배구조 규제강화’(10.1%) 순이었다.
투자세제 정비를 위해 필요한 과제로 국민들은‘금융투자소득세 폐지’(37.1%)를 가장 많이 꼽았다. 금융투자소득세는 주식 등 금융투자로 얻은 연간 수익이 5000만원을 넘는 경우 초과분에 대해 22%~27.5% 과세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국내 증시의 어려움이 여전하다는 지적에 따라 최근 폐지하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법 개정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투자세제 정비과제로 ‘ISA 혜택 확대’를 선택한 국민은 22.8%였다.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는 1개 계좌로 다양한 금융투자가 가능하며 절세혜택도 있는 금융상품이지만, 가입연령, 비과세 한도 등이 영국·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미흡한 실정이다. 이밖에 응답자 15.6%가 ‘배당소득세 인하’를 투자세제 정비과제로 꼽았다.
이외에도 ‘지배구조 규제 강화’를 자본시장 선진화 우선추진과제로 선택한 국민은 10.1%로, 최근 주주보호를 확대하기 위한 이사충실의무 관련 입법논의에도 불구하고 국민적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경제와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만한 지정학적 리스크로는 미국 대선(34.2%), 남북관계 경색(32.8%),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17.1%), 미·중 갈등(12.2%), 이스라엘-중동전쟁(3.7%)의 순으로 응답했다.
송승혁 대한상의 금융산업팀장은 “최근 지배구조 규제가 밸류업 정답처럼 여겨지고 있지만, 국민들은 그보다는 오히려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세제와 규제 정비를 더 중시하고 있었다”며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더 다각적이고 종합적인 시각에서 자본시장 문제를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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