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와 신규 공급 부족으로 물류센터 부동산 시장 개선이 기대되면서 수도권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투자 심리가 회복되고 있다. 특히 상온 창고에 대한 견조한 수요 증가가 예상되면서 그간 과잉 공급으로 공실률이 치솟았던 저온 물류센터를 상온·복합창고로 설계 및 용도변경해 매각하는 등의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22일 젠스타메이트 등에 따르면 올해 경기도 내 거래액 1000억원 이상 기준, 연면적 3만9600㎡(1만2000평)을 초과하는 상온·혼합물류센터 11곳의 매각이 진행됐다. 이들 물류센터의 거래 규모만 102만3000㎡(31만평)에 달한다. 이 가운데는 라살자산운용이 6031억원에 매수한 연면적 38만7677㎡(11만7487평) 규모의 안성시 대덕물류센터 A·B동이 포함됐다.
특히 성남시 야탑동의 분당야탑물류센터(7만422㎡)와 남양주시 별내동 별내원 물류창고(4만8510㎡), 부천시 내동 복합물류센터(8만1991㎡)의 경우처럼 저온에서 혼합·상온 물류창고로 설계 및 용도변경한 물건들이 평균 3.3㎡당 약 1000만원의 비교적 고가에 거래됐다.
준공 후 용도 변경이 아닌, 준공 전에 설계 변경을 통해 상온 물류창고를 건설한 사례도 확인된다. 올해 1분기 준공된 이천시 ‘로지스포인트 호법A’와 이천 이황리 물류센터, 안산시 사사동 물류센터가 대표적이다.
최근 저온 물류센터의 공실률이 지속상승하면서 상온 물류센터로의 용도 및 설계 변경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3분기 기준 수도권 일대 저온 물류센터의 공실률은 40% 수준이지만, 상온 물류센터는 15% 안팎에 불과하다.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쿠시먼앤웨이크필드(C&W) 코리아’에 따르면 물류센터 수요와 공급 균형이 맞춰지는 시기는 상온이 2028년, 저온은 2030년 이후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물류센터 공실률을 낮추기 위해 저온에서 상온으로 용도 변경과 매각이 이뤄지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과잉공급 상황이던 물류센터가 최근 공사비 인상과 시장 악화로 내년에는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해진다.
해외 부동산 펀드도 저평가된 국내 물류센터 부동산 선점을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가장 큰 규모로 거래된 대덕물류센터 A·B동의 경우, 아랍에미레이트 국부펀드인 아부다비 투자공사(ADIC)가 약 4억5000만달러를 출자해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분기에 거래된 부천 내동 물류센터 역시 싱가포르 투자청이 지난 3분기 국내 펀드를 통해 3000억원대 가격에 매입을 진행했다.
상업용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과 공정 문제로 물류센터의 착공이 급격히 줄고 있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형성된 유통망 영향으로 수도권 동남부를 중심으로 한 물류센터 수요는 더욱 견조할 것”이라며 “예상보다 이른 2025년부터 시장 회복으로 인한 임대료 상승도 기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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