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환급 등 일시적인 지원에 그쳤던 은행권 상생금융 방안이 맞춤형 대책과 지속성에 초점을 맞춰 2조1000억원 규모 ‘시즌2’로 돌아왔다. 은행권은 매년 7000억원+α 규모 지원을 3년간 지속해 소상공인의 건전성 회복을 도울 예정이다.
23일 조용병 은행연합회장과 20개 회원은행 은행장들은 간담회를 개최해 ‘은행권 소상공인 금융지원 방안’을 내년 3~4월 중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고금리와 경기 둔화가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도 역대급 실적을 낸 은행권은 소상공인의 대출 상환 부담을 덜어주고자 방안을 마련했다. 은행권은 지난해 말에도 이자 환급에 집중한 이른바 ‘상생금융 시즌1’을 2조원 규모로 마련하고 시행한 바 있다. 차주들이 자금 부담을 덜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었지만, 일시적인 지원에 그쳤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앞선 지적을 고려해 은행권은 지속가능성을 높인 ‘상생금융 시즌2’를 내놓았다. 이번 대책에는 분할상환·이자감면 등 선제적인 채무조정과 사업을 지속 가능케 하는 자금지원 방안 등이 포함됐다. 은행 입장에서도 대규모 자금을 1년간 지원하는 대신 3년으로 지원 기간을 늘려, 상생금융에 대한 부담을 덜어낼 수 있게 됐다. 이자부담 경감과 출연으로 연간 25만명, 대출액 14조원에 대한 소상공인 금융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추정된다.
먼저 은행권은 현재 제공하고 있는 ‘개인사업자대출 119’ 프로그램을 ‘119플러스’로 강화한다. 기존 사업자대출을 최대 10년짜리 장기 분할상환상품으로 대환해 만기를 연장하며, 이 과정에서 금리감면 조치도 병행한다. 은행권은 대상자 10만명(대출액 5조원)이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차주들이 내야 할 이자는 연간 1210억원가량 경감될 것으로 보인다.
소상공인들이 사업을 정리하고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도록 ‘폐업자 저금리‧장기 분할상환 프로그램’도 도입한다. 만기는 차주가 원하는 범위 내에서 최장 30년까지 지원한다. 은행권은 대상자 10만명(대출액 7조원), 3150억원의 이자 경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재기 의지가 있는 사업자가 추가 사업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햇살론을 통한 ‘소상공인 상생 보증·대출 상품’도 출시한다. 이미 사업체를 운영 중인 소상공인이 신용대출 대비 저금리로 빌릴 수 있는 ‘소상공인 성장 업’ 대출 또한 출시 예정이다. 두 상품을 위해 은행들은 연간 2000억원씩, 3년간 6000억원을 지원한다.
은행들은 고객이 장기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상권분석이나 금융·경영지원 등 컨설팅(+α)도 제공한다. 은행별로 우선 컨설팅을 시행한 후 은행연합회 주관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내년 1분기 중 구체적인 컨설팅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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