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앞두고 "이게 나라냐…바로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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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기자
입력 2025-01-04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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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을 탄핵하라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21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동십자각 인근에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범시민 대행진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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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동십자각 인근에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범시민 대행진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여러 차례 군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고 12·3 비상계엄 선포를 앞두고는 야당의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제기 등을 언급하며 "이게 나라냐.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4일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내란·직권남용 혐의 공소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24일 대통령 관저에서 김 전 장관과 차를 마시며 이같이 말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야당이 제기한 명태균 의혹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북한 파병 및 무기 지원을 둘러싼 야당과의 대립, 이 대표의 재판과 수사 관련한 판·검사 탄핵 가능성, 감사원장과 국방부 장관 탄핵 등을 거론하며 "미래 세대에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겠다"고 했다고 검찰은 적었다. 또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 말을 듣고 비상계엄 선포문, 대국민 담화문, 포고령 초안을 준비하기로 한 것으로 조사됐다.

윤 대통령은 평소에도 "우리 사회 곳곳에 암약하고 있는 종북주사파를 비롯한 반국가세력들을 정리하지 않고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며 "대통령이 끝날 때까지 이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자주 해 온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또 야당에 대해서는 국가안보와 사회안전을 위협하는 반국가세력으로 인식하고 선거관리위원회 보안시스템 취약성이 선거 결과에 부정한 영향을 미쳤다는 의심을 하고 있었다고 검찰은 적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초부터 여러 차례 군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비상대권, 비상조치권 등을 언급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6월에는 삼청동 안가에서 김 전 장관,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곽종근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강호필 당시 합동참모본부 차장과 저녁을 먹으며 시국에 관해 이야기했다. 김 전 장관은 이때 윤 대통령에게 "이 네 명이 대통령께 충성을 다하는 장군"이라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9일에도 국방장관 공관에서 진행된 김 전 장관, 여 사령관, 곽 사령관, 이 사령관의 저녁 자리에 합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때 비상계엄이 선포되면 특전사·수방사는 어떻게 할 것인지와 수방사 부대 편성 등에 관해 물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곽 사령관은 "예하 부대 준비태세를 잘 유지하겠다"고 했고, 이 사령관도 "출동태세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 이틀 전인 지난달 1일에는 김 전 장관을 불러 민주당의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 등을 거론하며 "이건 선을 넘었다", "특정인을 수사하는 검사 3명을 탄핵하는 것도 말이 되느냐"며 분노한 것으로 조사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일 김 전 장관이 자신의 지시에 따라 만든 계엄 선포문, 대국민 담화, 포고령 문건을 검토한 뒤 승인했다. 같은 날 저녁 곽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며칠 이후로 준비되면 보자"고 했다.

김 전 장관이 곧이어 곽 사령관에게 전화해 "깜짝 놀랐지. 내일 보자"로 말한 것으로 미뤄 볼 때 다음날 비상계엄을 선포하기로 한 상황에서 전화했던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계엄 당일인 3일 오후 7시 20분에는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을 불러 "종북좌파 세력 때문에 나라가 상당히 혼란스럽다", "오늘 밤 22시에 비상계엄을 선포해야겠다"며 협조를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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