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객기 사고가 연이어 일어나고 있음에도, 해외여행 수요는 오히려 급증하고 있다. 올해 설 연휴 해외여행객은 200만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3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설 연휴 특별교통대책 기간인 1월 24일부터 2월 2일까지 10일간 인천공항 이용객은 218만9170명으로 집계됐다. 설 연휴 기간 하루 평균 21만8917명이 인천공항을 이용한 셈이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일평균 20만2000명과 비교해 8.1%가 증가한 수치다. 당초 예측했던 214만1000여명보다 4만명 이상 많다. 특히 인천공항 개항 이후 맞이한 역대 설 연휴 가운데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29일 전남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이어 지난달 28일 부산 김해공항에서 에어부산 항공기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최근 미국에서도 여객기 추락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하지만 연이은 여객기 사고에도 해외여행 심리가 위축되기는 커녕, 설 연휴 역대 최다 인원이 해외로 떠났다.
올해 설 연휴의 징검다리 휴일인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엿새의 연휴가 생겼고, 31일 금요일에 연차를 사용할 경우 최장 9일의 휴가를 활용할 수 있었다.
국민들은 너도나도 해외로 떠나는 항공편에 몸을 실었다. 실제 하나투어와 노랑풍선, 참좋은여행 등 주요 여행사의 설 연휴 해외여행 패키지 판매량은 전년 설 대비 10%에서 많게는 30%까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모두투어는 올해 설 연휴 해외여행 상품 판매량이 작년 설 연휴와 비교해 93% 급증했다.
설 연휴 기간 가까운 여행지인 동남아와 일본이 인기를 끌었다. 최근 무비자가 허용된 중국을 비롯해 홍콩, 대만도 꾸준한 증가세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설 연휴는 미주와 유럽 등 장거리 여행지 수요가 예년 설에 비해 높았다. 최장 9일의 연휴로 장거리 여행에 대한 부담이 줄면서 장거리 여행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과거 명절은 가족과 만남이나 차례를 지내는 행사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 들어 개인의 휴식 시간을 중시하면서 명절 여행객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올 설 연휴는 연이은 여객기 사고로 인한 불안감이 컸음에도 실제 안전 문의가 예약 취소로 이어지는 건은 소수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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