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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가 작년 한 해 16조원이 넘는 호실적을 거뒀다. 하반기 들어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내리는 반면 대출금리는 올리면서 이자이익을 확보한 영향이 컸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작년 연간 당기순이익은 총 16조420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0% 증가한 수치다. 이는 고금리 기조가 공고했던 2022년(15조6503억원)의 실적을 웃도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지주사별로 KB금융지주가 5조782억원으로 첫 '5조 클럽'에 입성했고, 신한금융이 4조5157억원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하나금융도 3조738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우리금융은 20%대 성장세를 바탕으로 2022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3조860억원을 시현했다.
작년 초까지만 하더라도 금융지주가 역대급 실적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배상 문제로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한 데다가 본격적인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면 실적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7월부터 가계대출 수요가 급증하면서 은행들은 가계대출 수요를 조절하기 위해 대출 금리를 인상했고,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며 은행권의 순이자마진(NIM)이 증가한 것이 실적 견인 요소로 작용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4대 은행의 신규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12월 평균 1.46%포인트로, 같은 해 8월(0.94%포인트) 이후 넉 달 연속 확대됐다.
이에 따라 지난 한 해 동안 4대 금융지주가 거둔 총 이자이익은 41조8763억원으로, 전년(40조6207억원) 대비 3.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비이자이익도 총 10조9854억원으로 전년(10조4942억원)보다 4.7% 늘었다.
작년엔 일회성 지출 요인도 거의 없었다. 2023년 말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비롯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을 고려해 은행들이 대규모 충당금을 쌓아야 했는데 사실상 작년엔 기저효과가 작용했다.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지만 금융지주사는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예대금리차 기반의 이자이익으로 실적을 달성한 것이라 '이자장사'를 했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권에선 이번 실적 발표를 계기로 상생금융 압박이 더 거세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6대 주요 은행장을 만나 "금융기관의 역할 자체가 지원 업무"라며 "여러 가지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 방안들을 충실하게 이행해 주고 서민들 소상공인 여러분들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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