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성남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오는 16일 임시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지난 1, 2차 입찰에는 두산건설만 단독으로 참여했으나 포스코이앤씨가 3차 입찰에 참여하면서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성남 은행주공아파트는 1987년 지어진 1900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로, 재건축을 통해 지하 6층~지상 30층, 총 3198가구로 탈바꿈한다. 총사업비는 2조원에 달한다. 현재 116%에 불과한 용적률이 250%까지 높아지는 데다 일반분양 물량이 1000가구가 넘어 사업성이 좋다는 평가다.
당초 이 사업장의 시공사는 HDC현대산업개발-GS건설 컨소시엄이었지만 공사비 증액 문제로 조합과 갈등을 빚다 상호 합의 하에 계약 해지됐다. 이후 수주전에 뛰어든 포스코이앤씨와 두산건설은 파격적인 조건을 내건 데 이어 양사 대표이사가 현장을 방문하는 등 시공권 확보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공사비로는 3,3㎡당 698만원을 제안했다. 이는 기존 해지된 시공사가 제안했던 3.3㎡당 공사비 715만원보다도 낮은 금액이다. 또 업계 내 높은 신용등급인 A+를 보유한 점을 강조하며 조합 사업비의 한도를 8900억원으로 설정하고, 그 중 2400억원을 무이자로 조달하겠다는 계획이다. 신속한 착공을 위해 조합에 구조심의 등 실무적인 기술지원을 제공하고, 인허가 비용까지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두산건설은 단지명으로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 '더 제니스(The Zenith)'를 제시했다. 공사비는 포스코이앤씨보다 63만원 낮은 금액인 3.3㎡당 635만원을 제안했다. 회사의 이윤 추구보다는 수도권 랜드마크 건설 추진을 위해 파격적인 공사비를 책정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또 두산건설은 도급계약 체결 후 공사비를 상향 조정해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계약일로부터 2년간 공사비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 않고, 실착공 이후 공사비를 고정키로 했다. 또 빠른 사업 추진을 위해 사업시행인가 변경 없이 사업을 진행하고, 51개월이라는 공사 기간을 제시했다. 사업 기간을 단축해 빠른 입주와 조합의 금융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취지다.
파격적인 제안 외에도 시공사 선정일이 다가오면서 수주전은 난타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두산건설의 홍보 내용 중 허위사실 공표, 금품 제공 등을 문제 삼으며 조합 측에 입찰 무효에 보증금 몰수를 주장했다. 두산건설은 허위사실 유포로 조합원들의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점과 포스코이앤씨가 입찰지침을 위반했다며 고소장을 접수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건설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수익성이 확보되는 '알짜 단지'를 두고 건설사 간 수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이번 수주전은 서울을 제외하면 올해 재건축 단지 중 가장 관심을 모으는 단지인 만큼 수주를 두고 두 경쟁사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공권을 확보한 건설사의 경우 브랜드 이미지 홍보는 물론 향후 서울 등 주요 단지 수주전에서도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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