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표 aT 사장 인터뷰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5/02/12/20250212110923455388.jpg)
홍문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이 지난달 14일 아주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과거 우리 사회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3~4년간 인적 교류가 안 됐고 모든 게 멈췄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보다 더 심각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기후변화입니다. 기후변화에는 '백신'도 없습니다.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공통으로 대응해야 그나마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해 8월 취임한 홍문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은 부임과 동시에 농산물 물가 급등 사태를 마주했다. 폭염이 장기화되면서 배추, 무 각종 노지채소 가격이 뛰었다. 홍 사장은 농수산식품의 수급·유통·수출을 담당하고 있는 aT의 수장으로서 가격 급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지난달 14일 아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홍 사장은 다가올 미래에 기후 변화 대응의 중요성이 점점 커진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다음은 홍 사장과 일문일답.
-지난해 8월 aT사장으로 취임한 후 5개월 정도 지났다. 그동안의 사장으로서 소회와 진행 업무가 궁금하다.
"기후변화로 자연재해 발생 빈도가 증가했고 이에 따라 농업 현장도 어려워졌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낀 시간이었다. 국민 먹거리를 안전하게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국회 4선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의원 출신으로 농어촌의 현실을 깊이 이해하고 있는 만큼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국민들의 안정적인 먹거리 확보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제철 농산물의 가격 흐름이 다시 심상치 않다. 농산물 가격 변동의 원인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지난해 금사과, 금배추로 불리던 농산물의 가격 폭등은 기후변화로 생산량이 30% 이상 줄었기 때문이다. 일례로 배추의 생육기는 8월인데, 지난해 가뭄과 고온이 이어지면서 성장과 결구(배추의 속이 드는 것)가 되지 않았다. 사과는 꽃이 피고 열매가 맺는 과정이 중요한데, 이상기후로 이 부분도 이뤄지지 않았다.
기후변화가 근본적 원인이다. 예전에는 날씨의 패턴이라는 게 존재했지만 최근에는 이마저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이 같은 현상이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여 매우 우려스럽다.
오늘날 기후변화는 단순히 가격 안정화로는 해결할 수 없다. 일본이 추진하고 있는 것처럼 내열성이 강한 신품종 개발과 같은 장기적인 연구투자가 절실하다. 농업만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식량안보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기후변화가 국가 차원의 어젠다가 돼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기후 변화로 인한 농업 분야 피해도 심각한데 현 정부의 기후 정책에 대한 평가와 방향성에 대해 조언한다면.
"기후변화는 국민의 식량공급 안정과 물가관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에 국가 경제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현 정부의 기후변화 정책은 농업 분야의 피해와 이를 위한 대책이 아닌 2050년 탄소 중립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옆 나라 일본은 기후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신품종·신종자 개발을 10년 주기로 계속한다. 반면 우리는 큰 슬로건만 기후변화라고 하지 각론이 하나도 없다. 기후변화로 강원도, 경기 북부가 사과 산지로 바뀐 지 오래인데 우리는 여전히 신품종·신종자 연구가 미진하다."
-농식품 유통구조 개선도 수차례 약속했다. 농민과 소비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필요한 정책은.
"현재 5~6단계로 복잡한 유통단계를 2~3단계로 줄이고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유통구조로 만들어야 한다. 현재 온라인에서 운영되고 있는 '농수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은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획기적 대안이라고 본다. 지난해 목표(5000억원)를 초과 달성한 6737억원의 거래를 만들었다. 올해는 1조원 거래를 목표로 하고 2027년까지 가락시장 규모인 5조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존에 팔던 양배추나 당근 외에 세척 당근과 단호박 등 '온라인 전용상품'도 도매시장에서 선보이고 있다. 신규거래처 10곳도 새로 확보해 온라인거래를 늘리고 있다."
-온라인 도매시장 확대 외에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aT가 추가적으로 고민하는 것이 있다면.
"지자체가 품질을 보증하는 지역농산물을 구매자가 현장에서 구매하는 방식을 만들려고 고민 중이다. 기업급식 등 대량 수요처에 직공급하는 형태도 가능할 것이다. 지난해 시범사업으로 추진한 '지자체-삼성웰스토리' 사업 등 구매자와 연계한 지역농산물 구매상담회를 모델로 삼으려고 한다.
덴마크가 이런 식의 직거래 유통을 잘한다. 이게 잘 정착되면 농산물을 농민이 직접 팔려고 서울로 다닐 필요가 없다. 불필요한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aT가 직거래 분야에서 길잡이 역할을 하겠다."
-신년사에서 인공지능(AI) 기반의 수급 관리를 강조했는데 구체적인 활용 방안은.
"AI를 활용한 수급 관리는 미래 농업의 핵심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정확한 데이터 수집과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구체적으로 AI를 활용해 농업 생산량 분석, 수요 예측, 유통 최적화가 모두 가능하다. AI가 기상데이터, 재배면적, 생육상태 등 다양한 변수들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작황과 수확량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온라인 쇼핑 데이터, 소비자 검색 기록 등 소비 패턴의 변화를 파악한 선제적 대응도 가능하다. 도매시장의 지역별 수급 불균형을 파악해 유통경로를 최적화하는 모델도 만들 수 있다. "
-식량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식량 자급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필요한 방안은.
"식량의 자급가능 여부가 국가 안보와 직결될 시대가 도래했다. 이제는 '식량=무기'로 인식돼야 한다. 기후변화로 인해 농업 생산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고 식량의 안정적 공급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더 이상 주식이 쌀로 한정돼서는 안 된다. 주식을 쌀에서 오곡(밀, 콩, 옥수수, 보리, 쌀)으로 확대하는 전환이 필요하다. 이런 식량 다각화를 통해 수급 불안정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국민의 생존권을 보장할 수 있다. 하루빨리 쌀 농사를 타 작물 재배로 유도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향후 남은 임기 동안의 aT 사장으로서 목표가 있다면.
"농어촌·농어민(축산)의 안정적인 생산과 7대 혁신방향의 실행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7대 혁신방향은 △친환경·저탄소 농어업 전환 △씨종자·신품종 개량 △저온비축기지(거점별 광역화) △유통구조개선(온라인도매시장·직거래장터) △'식량무기화 시대' 쌀 주식개념 오곡으로 전환 △통계농업 및 사계절 스마트팜 △농수축산식품 수출로 대한민국 식품 영토 확장이다.
아울러 aT 사업 전반에 새로운 시각을 더해 조직을 혁신시키려고 한다. aT혁신자문위원회(조직경영·정책예산·생산수출 분과)구성을 통해 외부 전문가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조직을 혁신해 나가겠다."
지난해 8월 취임한 홍문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은 부임과 동시에 농산물 물가 급등 사태를 마주했다. 폭염이 장기화되면서 배추, 무 각종 노지채소 가격이 뛰었다. 홍 사장은 농수산식품의 수급·유통·수출을 담당하고 있는 aT의 수장으로서 가격 급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지난달 14일 아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홍 사장은 다가올 미래에 기후 변화 대응의 중요성이 점점 커진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다음은 홍 사장과 일문일답.
"기후변화로 자연재해 발생 빈도가 증가했고 이에 따라 농업 현장도 어려워졌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낀 시간이었다. 국민 먹거리를 안전하게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국회 4선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의원 출신으로 농어촌의 현실을 깊이 이해하고 있는 만큼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국민들의 안정적인 먹거리 확보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제철 농산물의 가격 흐름이 다시 심상치 않다. 농산물 가격 변동의 원인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지난해 금사과, 금배추로 불리던 농산물의 가격 폭등은 기후변화로 생산량이 30% 이상 줄었기 때문이다. 일례로 배추의 생육기는 8월인데, 지난해 가뭄과 고온이 이어지면서 성장과 결구(배추의 속이 드는 것)가 되지 않았다. 사과는 꽃이 피고 열매가 맺는 과정이 중요한데, 이상기후로 이 부분도 이뤄지지 않았다.
기후변화가 근본적 원인이다. 예전에는 날씨의 패턴이라는 게 존재했지만 최근에는 이마저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이 같은 현상이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여 매우 우려스럽다.
오늘날 기후변화는 단순히 가격 안정화로는 해결할 수 없다. 일본이 추진하고 있는 것처럼 내열성이 강한 신품종 개발과 같은 장기적인 연구투자가 절실하다. 농업만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식량안보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기후변화가 국가 차원의 어젠다가 돼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기후 변화로 인한 농업 분야 피해도 심각한데 현 정부의 기후 정책에 대한 평가와 방향성에 대해 조언한다면.
"기후변화는 국민의 식량공급 안정과 물가관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에 국가 경제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현 정부의 기후변화 정책은 농업 분야의 피해와 이를 위한 대책이 아닌 2050년 탄소 중립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옆 나라 일본은 기후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신품종·신종자 개발을 10년 주기로 계속한다. 반면 우리는 큰 슬로건만 기후변화라고 하지 각론이 하나도 없다. 기후변화로 강원도, 경기 북부가 사과 산지로 바뀐 지 오래인데 우리는 여전히 신품종·신종자 연구가 미진하다."
-농식품 유통구조 개선도 수차례 약속했다. 농민과 소비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필요한 정책은.
"현재 5~6단계로 복잡한 유통단계를 2~3단계로 줄이고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유통구조로 만들어야 한다. 현재 온라인에서 운영되고 있는 '농수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은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획기적 대안이라고 본다. 지난해 목표(5000억원)를 초과 달성한 6737억원의 거래를 만들었다. 올해는 1조원 거래를 목표로 하고 2027년까지 가락시장 규모인 5조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존에 팔던 양배추나 당근 외에 세척 당근과 단호박 등 '온라인 전용상품'도 도매시장에서 선보이고 있다. 신규거래처 10곳도 새로 확보해 온라인거래를 늘리고 있다."
-온라인 도매시장 확대 외에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aT가 추가적으로 고민하는 것이 있다면.
"지자체가 품질을 보증하는 지역농산물을 구매자가 현장에서 구매하는 방식을 만들려고 고민 중이다. 기업급식 등 대량 수요처에 직공급하는 형태도 가능할 것이다. 지난해 시범사업으로 추진한 '지자체-삼성웰스토리' 사업 등 구매자와 연계한 지역농산물 구매상담회를 모델로 삼으려고 한다.
덴마크가 이런 식의 직거래 유통을 잘한다. 이게 잘 정착되면 농산물을 농민이 직접 팔려고 서울로 다닐 필요가 없다. 불필요한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aT가 직거래 분야에서 길잡이 역할을 하겠다."
-신년사에서 인공지능(AI) 기반의 수급 관리를 강조했는데 구체적인 활용 방안은.
"AI를 활용한 수급 관리는 미래 농업의 핵심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정확한 데이터 수집과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구체적으로 AI를 활용해 농업 생산량 분석, 수요 예측, 유통 최적화가 모두 가능하다. AI가 기상데이터, 재배면적, 생육상태 등 다양한 변수들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작황과 수확량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온라인 쇼핑 데이터, 소비자 검색 기록 등 소비 패턴의 변화를 파악한 선제적 대응도 가능하다. 도매시장의 지역별 수급 불균형을 파악해 유통경로를 최적화하는 모델도 만들 수 있다. "
-식량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식량 자급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필요한 방안은.
"식량의 자급가능 여부가 국가 안보와 직결될 시대가 도래했다. 이제는 '식량=무기'로 인식돼야 한다. 기후변화로 인해 농업 생산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고 식량의 안정적 공급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더 이상 주식이 쌀로 한정돼서는 안 된다. 주식을 쌀에서 오곡(밀, 콩, 옥수수, 보리, 쌀)으로 확대하는 전환이 필요하다. 이런 식량 다각화를 통해 수급 불안정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국민의 생존권을 보장할 수 있다. 하루빨리 쌀 농사를 타 작물 재배로 유도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향후 남은 임기 동안의 aT 사장으로서 목표가 있다면.
"농어촌·농어민(축산)의 안정적인 생산과 7대 혁신방향의 실행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7대 혁신방향은 △친환경·저탄소 농어업 전환 △씨종자·신품종 개량 △저온비축기지(거점별 광역화) △유통구조개선(온라인도매시장·직거래장터) △'식량무기화 시대' 쌀 주식개념 오곡으로 전환 △통계농업 및 사계절 스마트팜 △농수축산식품 수출로 대한민국 식품 영토 확장이다.
아울러 aT 사업 전반에 새로운 시각을 더해 조직을 혁신시키려고 한다. aT혁신자문위원회(조직경영·정책예산·생산수출 분과)구성을 통해 외부 전문가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조직을 혁신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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