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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잠'의 시간…이유진 개인전 'Positive Si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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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5-02-12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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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손갤러리 서울서 4월 25일까지

Taucher 2024 acrylic oil oil pastel on Korean paper mounted on canvas 30 x 40 cm 사진우손갤러리
Taucher, 2024, acrylic, oil, oil pastel on Korean paper, mounted on canvas, 30 x 40 cm. [사진=우손갤러리]

'침잠하다.'
 
몸에 긴장을 풀고 물속 깊이 천천히 가라앉으면, 바깥 세상 소음은 점점 멀어진다. ‘물속 깊숙이 가라앉거나 숨다’는 뜻의 침잠(沈潛)이 ‘몰입하다’ 혹은 ‘사색하다’란 뜻으로 확장된 것도 이와 닮았다. 고요 속에서 내면을 들여다보는 침잠의 시간이 깨달음을 줄지는 알 수 없지만, 숨 가쁘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잠시 멈춰 깊이 가라앉는 그 순간 자체가 의미 있지 않을까.
 
우손갤러리 서울은 ‘가라앉음’의 미학이 담긴 개인전 이유진의 ‘Positive Sinking’을 2월 13일부터 4월 5일까지 선보인다고 12일 밝혔다.
 
이유진 작가는 이날 서울 성북구 우손갤러리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티브를 회화적으로 풀어내는 과정이 잠수와 닮았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20대 초반 작품 활동을 시작한 시점부터 이러한 생각이 ‘은연중 그리고 항상’ 머릿속에 있었다고 한다.
 
그렇기에 Sinking, 즉 ‘가라앉음’은 그에게 내적 평화와 창의적 자유를 찾는 여정이다. 이 작가는 “(누군가에게) Sinking이란 침몰 등 부정적 이미지로 다가갈 수도 있지만, 제게는 절대적으로 긍정적이다”라며 “positive와 sinking이란 두 단어의 조합은 개개인이 마음대로 해석할 수 있는 ‘열린 가능성’이 담긴 제목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Whispering of the clouds 2024 acrylic oil oil pastel on canvas 200 x 160 cm 사진우손갤러리
Whispering of the clouds, 2024, acrylic, oil, oil pastel on canvas, 200 x 160 cm. [사진=우손갤러리]

 
1980년 강릉에서 태어난 그는 유럽을 여행하던 중 독일 문화에 매료돼 2004년부터 2011년까지 뮌헨 아트 아카데미(Akademie der Bildenden Künste, Munich)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그는 독일어를 모국어로 하는 이들이 ‘TH’를 ‘S’ 발음으로 읽는 점에 착안해, 관람자가 'Positive sinking'을 'positive thinking'으로 읽도록 했다.
 
이 작가는 그림을 그리는 행위가 마치 끝없는 물속에 홀로 있는 것과 같다고 했다. 물속으로 다이빙하듯, 캔버스와 한지 위에 그려진 오브제들은 그녀의 잠재의식 세계를 담아낸 결과물이다.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이 눈을 감은 무표정으로 생각에 잠긴듯한 모습을 하고 있는 이유다. 관람객들은 이러한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자기 내면으로 잠수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Napping 2024 charcoal oil oil pastel on Korean paper mounted on canvas 40 x 50 cmjpg
Napping, 2024, charcoal, oil, oil pastel on Korean paper, mounted on canvas, 40 x 50 cm. [사진=우손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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