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기 안보전략연구센터 연구위원 사진안보전략연구센터](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5/02/14/20250214201652535736.jpg)
최근 모 국회의원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노벨 평화상 추천을 구상한 메모가 화제가 됐다.
일부 정치권에서 이를 일종의 ‘촌극’으로 치부했으나 이러한 구상을 비상식적·허구적으로 평가절하해 고려해보는 시도조차 않는 것은 한반도 평화를 간절히 바라는 우리로서 아쉬운 기회의 상실일 수 있다. 이는 불과 6년 전 일을 떠올리면 명확해진다.
2019년 북한 비핵화를 위한 역사적인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에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공동 수상 가능성이 회자됐고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도 수상 기대를 내비친 바 있다.
미국 정부에도 현직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은 국가적으로 영예임과 동시에 소위 세계 평화의 수호자라는 국가 이미지를 부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 가능성을 높여주는 새로운 북·미 정상회담의 추진은 트럼프 대통령 본인과 미국 정부 모두에게 그 필요성이 인식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과 별개로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게도 새로운 북·미 정상회담의 필요성은 분명히 있다.
현재 북·러 간 군사·방산 협력 강화로 북한 내부 상황이 일부 개선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국제 안보 이슈에 편승하여 얻은 일시적 요행이라 할 수 있다.
러시아가 전후에 원활한 피해 복구와 경제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기술·자본이 풍부한 서구 그리고 아시아 국가와의 협력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러·우 전쟁이 종식되면 북·러 관계도 현재보다 약화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와 더불어 그동안 소원해진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적시에 이루어지지 않으면 북한은 다시금 국제적으로 고립될 가능성이 있다.
예컨대 러·우 전쟁 종식 등에 따른 국제적 고립 상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재개는 김정은 위원장에게도 필요한 사안인 것은 분명하다.
이와 관련하여 우려되는 것은 현재 남북 간 격화된 대립 상황에서 북한이 남한을 배제하고 미국과 독자적으로 북·미 정상회담 재개를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러한 북한의 ‘통미봉남’은 한반도 문제에 대한 남한의 주도권 약화와 더불어 한·미 간 원활한 협력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 가능성을 높여주는 새로운 북·미 정상회담을 우리가 선제적·주도적으로 추진하고, 동시에 중·러와의 관계 개선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북·미 간 관계 개선으로 발생할 수 있는 한반도 문제에 대한 남한의 주도권 약화와 소외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남북과 한반도 주변국 간 역학 구도의 균형도 맞출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북·미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우리의 적극적인 분위기 조성과 더불어 남·북·미 모두가 만족하는 만남의 장이 되도록 창의적·실효적 회담 의제 구상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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