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韓증시 무매력이 부추긴 金 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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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연 수습기자
입력 2025-02-1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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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으로 인해 안전자산인 금 값이 급등하고 있다. 이례적으로 국내 금 시장과 국제 금 시장 간 가격 괴리까지 발생하는 상황이다. 국내 금 가격이 국제 시세보다 약 18%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한국거래소 KRX 금시장 1㎏짜리 금 현물(금 99.99_1㎏) 1g에 15만8000원, 국제 시세는 13만3910원이다.

금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며 불확실성이 커질 때마다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는다. 하지만 한국에서 금 투자가 유독 과열되고 있는 이유는 단순히 안전자산 선호 때문만이 아니다. 그 이면에는 한국 증시에 대한 불신과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고질적인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금 투자의 인기는 곧 한국 증시에 대한 매력 저하를 방증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국내 기업들의 주가가 글로벌 평균 대비 저평가되는 현상으로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구조적 문제들이 있다.

지난해 말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소액주주 보호와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골자로 한 상법 개정이 추진됐다. 그러나 정치적 혼란 속에 결국 무산됐다. 이같은 상황은 대다수의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부족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좀비기업 퇴출이 지연되는 것도 문제다. 비효율적인 기업이 시장에서 퇴출되지 않고 연명하고 있다. 정부가 뒤늦게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 시행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좀비기업은 시장의 역동성을 줄게 하고, 이는 증시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기존 거래소의 독점을 완화하고 경쟁을 도입하기 위해 출범하는 대체거래소(ATS)가 증시 활성화를 불러올 거라는 전망도 낙관할 수 없다. 3월 출범이 예정돼 있지만 초반에는 800여 개 종목만 거래가 가능해 유동성 부족에 대한 우려도 큰 상황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국내 투자자들은 여전히 한국 증시를 외면하고 미장으로 떠나거나 금과 같은 대체 투자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증시의 투자 매력을 높이지 않는 한 '금 투기 열풍'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다. 구조적인 문제 해결 없이는 국내 투자자들의 불신이 지속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곧 국내 증시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국장이 다시 활력을 찾기 위해서는 상법 개정, 좀비기업 정리, 대체거래소 활성화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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