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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한국무역협회(KITA) UAE지부가 지난 1월 한 달간 중동 현지의 로컬 및 외국계 기업 12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60%는 중동의 지정학적 갈등으로 기업 운영에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특히 공급망 불안으로 인한 '운영비용 증가(56.7%, 복수응답)', '프로젝트 지연(41.7%, 복수응답)', '공급업자 및 파트너의 불안정성(38.3%, 복수응답)' 등을 가장 큰 애로로 꼽았다.
실제 이스라엘의 항공기 부품 제조기업 A사는 제조 인력의 군부대 차출, 원자재 수급차질 등으로 거래 업체에 부품을 적기에 공급하지 못했다. A사와 거래하는 다국적 방산기업은 해당 부품을 제때 수급받지 못해 실적 전망을 35%가량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레바논 등에서 식자재를 공급받아 중동 전역에 공급하는 B사 역시 전쟁으로 인해 통관 지연, 식자재 조달단가 급등 등의 애로를 겪으며 운영비용이 약 12% 상승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지 로컬 및 외국계 기업들은 잠재 공급처 및 전략적 파트너로서 우리나라 기업에 대한 인식도는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응답기업의 절반 이상이 우리 기업을 전혀 모르거나(32.5%), 조금 알고 있다(28.5%)고 답한 반면, 매우 잘 알고 있거나(5.8%), 잘 알고 있다(9.2%)고 답한 비율은 15%에 그쳤다.
이러한 낮은 인지도와 정보 부족은 우리 기업들의 제품을 선택하는 데에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응답기업들은 우리 제품 조달 시 가장 큰 애로로 '신뢰할 수 있는 정보 부족(61.9%)'을 꼽았다. 이어 '높은 운송비용(13.3%)', '언어 및 문화 장벽(9.5%)' 등이 뒤를 이었다. 또 현지에서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시장 접근성 및 브랜드 인지도 강화(67.2%, 복수응답)'가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필재 한국무역협회 UAE지부장은 "중동 현지 기업들의 공급망 다변화 추진이 우리에게 기회인 만큼 우리 기업들의 신뢰 높은 제조 능력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며 "협상이 완료된 한-GCC FTA 및 한-UAE CEPA의 조속한 발효로 관세 장벽을 낮춰 우리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중동 지역과의 경제협력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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