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공장 첫 삽을 떴다. 2019년 2월 120조원 투자 규모를 발표한 이후 6년 만이며 SK하이닉스는 이곳에 반도체 팹을 총 4개 구축할 계획이다.
25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회사는 24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 공사에 본격 착수했다. SK하이닉스는 당초 3월부터 1기 팹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었으나 용인시가 예정보다 신속하게 인허가 절차를 진행해 2월 21일 건축 허가를 받으면서 착공 시점을 앞당겼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열풍 속에 고성능 AI 반도체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주도권을 더욱 공고히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용인시는 2024년 4월 SK하이닉스와 '생산라인 조기 착공 추진과 지역 건설산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 총 415만㎡(약 126만평) 규모 부지에 SK하이닉스 팹 약 60만평, 소재·부품·장비 업체 협력화단지 14만평, 인프라 부지 12만평으로 조성되는 반도체 산업단지다.
SK하이닉스는 용인 클러스터에 총 4기의 팹을 순차적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우선 1기 팹은 2027년 5월 준공을 목표로 잡았다.
지난해 7월 SK하이닉스는 이사회 결의를 거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1기 팹과 업무 시설을 건설하는 데 약 9조4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최근 1기 팹 착공에 맞춰 시공(플랜트 건축·설비·전기·기계·배관), 사업관리, 안전관리 등 인프라 구축을 담당할 경력 사원 채용에 나서기도 했다.
회사는 이곳을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차세대 D램 메모리 생산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향후 급증하는 AI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적기에 대응하고, 중장기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국내 소부장 중소기업의 기술 개발과 실증, 평가를 돕기 위한 '미니팹'을 1기 팹 내부에 구축할 방침이다. 미니팹은 반도체 소부장 등을 실증하기 위해 300㎜ 웨이퍼 공정장비를 갖춘 연구시설로, 이를 통해 실제 생산 현장과 유사한 환경을 협력사에 제공해 자체 기술 완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클러스터 내 50여 개 반도체 소부장 기업과 협력해 대한민국 반도체 생태계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역할도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글로벌 AI 열풍 속에 HBM 등 고성능 AI 반도체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기대감도 크다. 최 회장은 2023년 9월 부지 조성 작업 중인 용인 클러스터 현장을 직접 방문해 "용인 클러스터는 SK하이닉스 역사상 가장 계획적이고도 전략적으로 추진되는 프로젝트"라며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하는 것 이상의 도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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