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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미국-우크라이나 '30일 휴전' 합의…이제 공은 러시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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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5-03-12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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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푸틴과 이번 주 통화…젤렌스키도 백악관 재초대"

  • 러, 우크라 정권 교체·유럽 평화유지군 문제 거론 가능성

블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제안한 러시아와의 30일간 휴전안을 전격 수용했다. 3년 넘게 이어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킬 돌파구가 열린 가운데 공은 침략국인 러시아에 넘어갔다. 우크라이나의 동의를 얻어낸 미국은 곧바로 러시아 설득을 위한 고위급 채널 가동에 돌입할 방침이어서 종전 협상에 가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고위급 회담 후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는 미국이 제안한 즉각적인 30일간의 임시 휴전을 수락할 준비가 됐으며, 이는 당사자들의 상호 합의에 따라 연장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러시아의 수락과 이행이 필요하다”며 “미국은 러시아의 상호주의가 평화 달성의 열쇠라는 점을 러시아와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국은 또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의 대가로 미국이 요구해 온 광물 협정도 조기에 타결하기로 뜻을 모았다. 아울러 양국은 “미국은 정보 공유 중단을 즉시 해제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지원(무기지원)을 재개하겠다”고 약속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지난달 28일 ‘백악관 충돌’ 이후 미국의 무기·정보 지원이 끊기고 전선에서는 러시아의 대공세에 직면한 우크라이나의 입장에서는 반길만한 조건으로 보인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강력한 동맹인 미국과 균열을 노출해 우위를 잃어버린 젤렌스키 대통령이 휴전안에 동의한 것은 현명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은 “여러 채널을 통해 휴전안이 러시아로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고,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은 “수일 내 러시아의 카운터파트와 대화를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주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소통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탱고를 추려면 두 사람이 필요하다”며 러시아의 호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제타 등 러시아 매체에 따르면 크렘린궁 출입 기자인 드미트리 스미르노프는 텔레그램에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가 14일에 이뤄질 것”이라며 “단순한 통화 그 이상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백악관에 다시 초대할지에 대해 “물론이다. 분명히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임시휴전 추진 합의와 관련해 “우리는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은 러시아가 이를 이행하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러시아의 수용을 촉구했다. 유럽연합(EU)과 영국도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고위급 회담 결과를 환영하며 “공은 러시아로 넘어갔다”고 러시아를 압박하고 나섰다.

휴전 협상이 속도를 내고 있는 것과 맞물려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의 중요한 ‘협상 카드’로 여겨져 온 쿠르스크 지역 탈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에서 러시아군이 접경지 쿠르스크의 12개 마을과 100㎢ 이상의 영토를 우크라이나군에게서 탈환했다고 밝혔다.

이에 주요 전선에서 크고 작은 승리를 거두며 진격하는 러시아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 입맛에 맞는 휴전안을 수용할 이유가 크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영국 가디언은 러시아가 이번 협상의 의제로 오르지 않은 우크라이나의 정권 교체나 유럽 평화유지군 배치 문제 등을 쟁점으로 내세울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휴전안을 러시아가 수용할 경우 개전 이후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의 처리 문제, 대(對)우크라이나 안전보장 방안 등을 놓고 종전 협상의 절차에 들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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