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 본부장은 이날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진행한 특파원간담회에서 방미 중에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을 면담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관세뿐 아니라 미 측이 문제 제기하는 우리의 비관세 조치도 상당 수준으로 해소되거나 관리되고 있으며, 양국 간 교역이 양적·질적으로 확대돼 왔음을 적극적으로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한미 양국 통상당국 수장이 만난 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정 본부장과 그리어 대표와의 면담은 이날 오전에 1시간 30분 정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밝힌 ‘한국은 미국 관세의 4배’ 발언과 관련해 "양측 인식차가 있는 부분에 대해 사실관계를 정확히 설명하고, 이를 근거로 상호관세가 고려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4배 관세' 언급이 나온 배경과 관련, 정부 고위 당국자는 "3주 전부터 인터넷에 한국의 관세율은 12%, 미국은 3%라는 수치들이 나와서 즉각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며 "이를 보고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근거로 얘기하지는 않겠지'라고 걱정은 했는데, 그 자료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관련이 있지 않을까 유추한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특히 지난 12일부터 부과되기 시작한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의 관세에 대해선 "한국 철강 관세 면제 필요성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철강 수출이 미국 산업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미국에서 생산이 부족한 품목의 공급 등을 통해 공급망 안정화와 하방산업 경쟁력에 기여하고 있음을 설명했다"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이번 면담은 미국 신행정부 출범 후 양국 통상당국 간 첫 상견례"라며 "앞으로 신뢰 관계를 쌓을 유의미한 단초가 될 것으로 평가하며, 미국 통상정책에 대한 우리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고 앞으로 이어질 양자 협의를 준비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정 본부장과 그리어 대표와의 회동에서 미국 측은 농업 부문 미국산 제품에 대한 한국의 위생·검역(SPS) 문제, 비관세장벽 부문에서 한국의 디지털 통상 장벽 문제, 무역수지 불균형에 대한 우려, 철강 등 중국산 제품의 한국을 통한 미국으로의 우회 수출 문제 등을 제기했으며, 미국산 에너지를 한국이 많이 수입해달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