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계 은행인 SC제일·한국씨티은행이 지난해에도 8000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해외 본사로 보내며 ‘국부유출’ 논란이 지속하고 있다. 한국에서 돈을 벌어들이며 정작 국내 사회공헌활동에는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지난 14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2320억원의 결산배당을 의결했다. 배당은 오는 31일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확정한다. 지난해 순이익이 5.6% 줄면서 전년(2500억원) 대비 배당금은 소폭 감소했다.
다만 SC제일은행의 배당금은 매년 커지는 추세다. 2020년 490억원이던 배당금은 2021년 800억원, 2022년 1600억원으로 점차 늘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4년 새 약 4.8배 증가한 것이다.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 비율)도 상황은 비슷하다. 2020년 19%였던 배당성향은 지난해와 2023년 모두 약 70% 수준을 나타내며 3배 이상 높아졌다. 같은 당기순이익을 내도 더 많은 배당금을 책정했다는 의미다. 이러한 배당성향은 국내 금융지주 평균의 두 배를 넘는다.
한국씨티은행도 지난해 배당금 총 5560억원을 책정했다. 중간배당 약 4000억원에 이어 지난달 14일에도 1559억원 결산배당을 의결했다. 연도별 배당금은 2020년 465억원, 2022년 732억원, 2023년 1388억원 등이다. 배당성향도 2020년 25%에서 지난해 결산배당 기준 50%로 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두 은행 모두 외국계 은행으로 지분 구조상 배당금을 전액 본사로 보낸다는 데 있다. SC제일은행은 스탠다드차타드 북동아시아법인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최대주주인 미국 ‘씨티뱅크 오버씨즈 인베스트먼트 코퍼레이션’이 지분 99.98%를 갖고 있다. 매년 국부유출 논란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면서도 정작 국내에선 사회공헌활동이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3년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의 사회공헌비 지출액은 각각 162억원, 227억원이었다. 이는 해당 연도 순이익의 3.84%, 6.70%에 그친다.
이러한 순이익 대비 비중은 주요 은행과 비교해도 절반 수준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7.58~10.48%, 지방은행은 9.24~12.94%를 나타냈다. 지출액 기준으로 봐도 지방은행인 △부산은행(549억원) △경남은행(333억원) △광주은행(257억원) 등보다 적다.
이에 대해 SC제일·한국씨티은행 측은 자본건전성을 유지하며 배당했다는 입장이다. 유동성, 자본 여력 등 다양한 측면에서 건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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