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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지역관광 인프라, 서울관광 쏠림 부추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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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이 기자
입력 2025-03-17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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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서울 경복궁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복을 입고 걷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0일 서울 경복궁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복을 입고 걷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튜버 빠니보틀(김재한)과 김선태 주무관(충주맨), 그리고 외국인 관광객 안토니가 고속철도(KTX)를 타고 경주역에 도착했다. 관광지를 향해 버스를 타려 하지만, 정류장에서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경주역 버스정류장 어디에도 영어 안내판이 보이지 않았다. 정류장 키오스크 역시 마찬가지였다. ‘메뉴’ 버튼부터 노선 안내까지 모든 정보가 한글로만 제공됐다. 안토니가 화면 속 ‘영어’ 버튼을 눌러봤지만, 목적지명 없이 ‘출발 예정시간’만 영어로 표시될 뿐이었다. 외국인 관광객 입장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최근 구독자 약 241만명을 보유한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이 외국인 관광객과 함께 국내 여러 지역을 여행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지역 관광의 현실을 조명해 눈길을 끈다. 그는 경주, 부산, 경기 등 지방 관광지에서 겪은 주요 불편 사항으로 △영어 안내 부족 △교통편 미비 △인위적으로 조성된 관광지 등을 꼽았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서울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역 관광지는 언어·교통 등 인프라 부족으로 여전히 외면받고 있는 만큼 실질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외국인 관광객 112만명…서울 방문 90만명으로 역대 최다

17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1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12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6.8%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101% 수준이다.

문제는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대부분이 ‘서울’에 집중된다는 점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90만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같은 달(88만명)보다 2만명가량 많은 수준이다.

연간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2019년 역대 최고치인 1390만명을 기록한 이후, 코로나19로 감소했다가 2023년 886만명, 2024년 1314만명으로 꾸준히 회복하고 있다.

서울 방문객 수는 대내외적인 리스크에도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지역 관광으로의 유입은 여전히 저조하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2024년 외래 관광객 조사(4분기 잠정치)에 따르면, 외래 관광객이 방문한 지역 비율은 서울이 78%로 압도적이었으며, 부산(16.5%), 경기(11.2%), 제주(10.9%)가 뒤를 이었다.

 

2024년 시도별 방문율 사진한국문화관광연구원
2024년 4분기 외래관광객의 시도별 방문율 [사진=한국문화관광연구원]
 
◆언어·교통 등 관광 인프라 개선 시급


관광 전문가들은 외래 관광객의 지방 유입을 위해서는 주요 관광지의 다국어 안내 시스템 개선과 외국인 친화적인 교통망 구축 등 인프라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국내에서 구글 지도 사용이 원활하지 않은 점도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국내 여행 시 네이버 지도나 카카오맵 등 국내 지도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지만, 애플리케이션 설치 과정이 복잡하고 외국어 지원이 제한적이라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구글 지도는 전 세계 월 이용자 수 10억명에 달하는 세계 1위 지도 서비스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3D 지도, 도보 및 자동차 길찾기 서비스 등을 제공하지 않는다. 구글이 우리 정부에 5000대 1 축적의 국내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을 수차례 요청했으나, 정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이를 승인하지 않고 있다.

야놀자리서치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체계적인 관광 정책과 민관 협력을 통해 지역별 특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국적인 관광 수요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관광 거버넌스, 정책, 인프라, 관광 상품 및 서비스 등 여러 측면에서 국내 현황을 점검하고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해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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