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0일 발표한 '수출산업경기전망조사(EBSI)'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EBSI는 84.1로 2개 분기 연속 100을 하회해 전분기 대비 수출 경기가 더 악화될 것으로 나타났다.
EBSI는 다음 분기 수출 경기에 대한 국내 수출기업들의 전망을 조사 및 분석한 지표로, 100을 기준으로 전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면 100보다 큰 값을 가진다.
품목별로는 주요 15대 품목 중 11개 품목이 지난 1분기 대비 낮은 값을 기록했다. 특히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자동차·자동차부품(59.4)은 전분기 대비 수치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는 우리 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 멕시코에 대한 미국의 관세 조치와 더불어 이번 철강·알루미늄 파생품에 부과된 25%의 관세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반도체(112.7)는 지난 1분기(64.4) 기저효과와 더불어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로 인한 고부가 반도체 수요 증가, 범용 반도체 가격 반등 기대로 수출 확대가 예상됐다. 선박(140.6)도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출 확대로 전분기에 이어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조사됐다.
항목별로는 미국의 관세 부과와 각국의 보복관세 가능성으로 10개 항목 중 △수입규제·통상마찰(45.4)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어 △수출대상국 경기(77.3) △수출상품 제조원가(79.4) 등 9개 항목이 100을 하회했다. 특히 통상마찰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타깃 관세 대상으로 지정했거나 언급한 반도체(4.2), 자동차·자동차부품(19.1), 철강·비철금속제품(35.4) 등의 품목에서 우려감이 크게 나타났다.
2분기 주요 수출 애로요인은 구리 등 비철금속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재료 가격 상승(19.2%/복수응답) △환율 변동성 확대(14.2%/복수응답) △수출대상국의 경기부진(13.7%/복수응답) △수출 대상국의 수입규제(10.8%/복수응답) 등이 꼽혔다.
양지원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출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며 "급변하는 무역환경 속에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통상 정책 변화를 주시하고, 기존 생산 네트워크를 점검하며 관세 영향을 최소화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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