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는 팀 쿡처럼 해야"…스마트폰 등 제외에 "편향 정책" 비판

  • WSJ "진짜 승자는 거대 기업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연합뉴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스마트폰, 컴퓨터 등이 제외된 것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거대 기업에 편향됐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비판이 나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관세에 관해서는 팀 쿡처럼 하는 게 맞았다"는 제목의 사설과 기사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예외 조치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WSJ은 "이번 관세는 현대 생활의 필수품인 스마트폰을 훨씬 높은 가격에 살 뻔했던 소비자들에게 좋은 소식이지만, 진짜 승자는 이런 상품들을 해외에서 조립해 왔고 이제는 (관세) 보류까지 받아낸 거대 기업들"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애플의 팀 쿡을 필두로 델 테크놀로지의 마이클 델, 엔비디아의 젠슨 황, 휴렛팩커드와 TSMC의 최고경영진과 주주들이 최대 승자들이라고 전했다.

WSJ은 팀 쿡의 경우 중국에서 전략적인 투자를 해서 환심을 사는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의 1기 행정부에서도 관세 면제를 받아내는 등 미·중 사이에서 줄타기를 능숙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가 트럼프 대통령의 올해 취임식에 개인적으로 100만달러(약 14억원)를 기부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WSJ은 "가능한 관세 유예를 얻어내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 그들의 직업인 만큼 나무랄 일을 아니다"라면서도 "관세는 미국 노동자를 돕는 것처럼 포장됐지만, 정치권과 연줄이 있는 권력자들에게 유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스마트폰과 몇몇 전자제품을 관세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내놓은 메시지"라고 언급했다.

이어 아이폰 조립 공정의 노동자를 비롯한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미국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의 말이 '환상'에 불과했다는 것도 이번 관세 면제 조치가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미국에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노동력도 없을뿐더러, 설령 그런 일자리가 생기더라도 실제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조립 공정이 아니라 디자인과 고성능 부품의 공급이라는 것이다.

WSJ은 "이 모든 것들은 관세의 정치적이고 자의적인 성격을 드러낸다"며 "신발, 의류 및 수천 가지 소비재 생산 업종은 정치적·경제적 영향력이 없으니 관세를 지불하는 수밖에 없다. 비싼 워싱턴 로비스트를 고용할 수 없고, 중국산 부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중소기업들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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