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절반 이상이 '애플향'인데"··· 반도체 관세에 부품업계 '연쇄 충격' 우려

  • 스마트폰·PC 등 반도체 파생상품 관세 안갯속

  • "글로벌 공급망 재편, 부품 업체 가격 하락 압박도"

사진EPA-Yonhap
[사진=EPA-Yonhap]
트럼프 정부가 '반도체 100% 관세' 방침을 예고하면서 반도체 부품으로 완제품(세트)을 생산하는 전자 부품업계에도 연쇄 타격이 우려된다. 반도체가 탑재된 스마트폰·PC 등 완제품 전자기기에 고율 관세 적용 시,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반도체에 100%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미국 내 생산 기업에 예외를 두겠다는 입장과, 한·미 협상에서 확보한 최혜국 대우(15%)로 인해 100% 관세와는 무관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반면 반도체 품목 관세는 100%라는 높은 세율에 더해 세부 방침이 공개되지 않아 불확실성이 크다. 특히 스마트폰·노트북·서버 등 '반도체 파생 제품'의 품목 관세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부품 업계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7일 'K-디스플레이 2025'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 품목관세에 따라) 세트 업체들의 제품 가격이 오르면, 디스플레이 등 부품 업체에 가격 하락 압박이 나타날 수 있어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의 품목관세가 현실화할 경우 직접적 타격은 세트 업체가 받을 전망이지만, 삼성디스플레이도 단가 하락 압력과 같은 간접적 영향이 예상된다.

최근 애플이 미국에 6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미국 내 생산 비중을 늘리기 위한 공급망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가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미국 내 생산기지에 투자하면서 부품사들은 가격 하락 압박과 함께, '완제품 가격 상승→소비 위축→시장성 악화'라는 악순환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특히 애플향 매출 비중이 70%에 달하는 LG이노텍의 경우 향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부품업체 관계자는 "관세 면제 대상 반도체가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한정한 것인지, 미국 내 생산기지 건설을 약속한 기업이 만든 모든 반도체에 해당하는 것인지 등이 명확하지 않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고율 관세가 적용되면 제품 가격 상승에 따른 가격 하락 압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IT제품에 관세 예외 사항이 적용될 것이란 핑크빛 전망도 나왔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국 업체들의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는 IT 제품 및 서버, 데이터센터에 필수적으로 탑재돼야 한다"며 "미국 입장에서 메모리 반도체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아이폰 가격이 상승하거나 서버 및 데이터센터향 투자 금액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미국 내 판가 인상으로 귀결될 수 있는 요소다. 이에 미국은 지난 4월 스마트폰, SSD, 평판디스플레이모듈 등의 제품에는 상호관세를 면제했었다.

한편 미국 상무부는 현재 진행 중인 자국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조사 결과를 토대로 다음주 중 반도체를 포함한 품목별 관세율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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