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상 중추국가를 꿈꾸는 우리나라의 행보가 가빠지고 있다.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부산에서는 '아워 오션 콘퍼런스(OCC)'가, 31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해양관계장관회의가 잇따라 개최될 예정이다.
이를 두고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은 15일 아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회의에서는 각종 글로벌 해양 아젠다들이 제시될 것"이라며 "이를 각국에서 펼칠 수 있도록 한국이 주도하는 기회를 얻었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특히 국내외 불확실성 속에서 차질없는 준비로 대외신인도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강 장관과의 일문일답 내용.
-4월 말 부산에서 열리는 OOC, APEC 해양관계장관회의 등 국제 해양분야 고위급 행사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제5차 APEC 해양관계 장관회의는 지난 2014년 이후 11년 만에 재개되는 회의다. 2002년 한국 주도로 제1차 해양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한 이후 23년 만에 우리나라가 다시 개최하는 만큼 의의가 깊다. 이번 회의는 그간의 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역내 해양수산 협력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특히 이번 회의는 제10차 OOC와 연계 개최돼 의미가 크다. OOC에서는 APEC의 부대행사도 함께 개최되는 만큼 해양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참석자가 폭넓은 주제를 짧은 기간에 집중적으로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올해 우리나라의 APEC 의장국 수임 계기로 개최되는 첫 장관회의인 만큼 의미있는 성과를 도출하는 성공적인 회의가 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OOC에서 해양보호구역·해양 경제·기후 변화 등 6가지 기본 의제와 특별의제인 해양디지털 총 7가지 의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중 해양디지털이 눈에 띈다.
"올해 OOC에서 UN 공해상 해양생물다양성(BBNJ) 협약에 근거한 공해상 해양보호구역 논의가 가장 활발히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해양디지털은 우리나라가 개최국으로서 제안한 것이다. 해양 디지털 강국으로서 우리의 위상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인 만큼 국내 인사가 좌장을 맡아 논의를 이끌 예정이다. 스마트항만 도입, 자율운항선박 개발, 해상 디지털 항로 서비스 등 해운항만 분야뿐만 아니라 해양 모니터링, 어선 전자 모니터링 등 해양수산 전반에 대한 디지털 전환을 논의하겠다."
-취임 초기 '스마트 메가 포트'를 핵심 역점 사업으로 내걸었다. 부산과 인천 등 주요 항만의 스마트화로 국가 물류 체계의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했는데 현재 우리 항만의 스마트화 현황은.
"지난해 4월, 부산신항 7부두에 국내 최초 완전자동화 항만을 개장하는 등 우리 항만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스마트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 항만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새롭게 조성하는 '진해신항'을 중국 상하이, 싱가포르 투아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글로벌 톱3 스마트 메가포트로 구축할 계획이다.
또 지난해 12월 2032년까지 부산항 하역능력을 48% 늘리고 26선석 추가 조성해 현존 최대 수준의 인프라를 확보하는 것을 골자로 한 '글로벌 거점항만 구축전략'을 수립·발표했다. 이를 통해 세계 3위 수준의 글로벌 거점항만을 만들겠다. 올해에는 정부 재정이 투입되는 방파제 등 외곽시설 공사를 시작으로 부산항만공사(BPA)의 '컨테이너' 부두 1단계 사업을 착수할 예정이다."
-2028년 유엔 해양총회(UNOC) 개최지 유치 활동은.
"한국과 칠레의 제4차 UNOC 공동개최 유치활동은 원만히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 UN총회 해수면상승 고위급 회의에 참석해 제4차 UNOC 개최의지를 공식 발표한 이후 해양과 관련한 여러 국제행사에서 제4차 UNOC 개최의사를 지속적으로 알리고 있다. 많은 UN회원국과 UN해양특사 등 UN관계자는 한국과 칠레의 UNOC 유치 의사에 대해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올해 말까지 UN총회 개최국 확정 결의안 채택 시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이를 위해 칠레와 함께 UN회원국을 상대로 적극적인 유치교섭 활동을 해 나가겠다."

"공공과 민간이 협력하는 수급관리체계를 구축하고 공급망을 다변화해 수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방침이다. 또 안정적인 공해상 조업쿼터 확보와 해외 어장조사를 통한 대체어장 발굴 등을 통해 원양산업을 활성화하고 수입선 다변화, 글로벌 수산물 공급망을 강화하겠다.
국민의 삶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수산물 가격은 상시 모니터링하고 비축수산물 방출과 할인 행사를 병행해 수산물 수급·가격 안정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최근 생산이 감소한 고등어와 오징어의 정부비축 물량 1000t을 이달 말까지 방출해 수급에 문제가 없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김은 최근 기후 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으로 양식지 이동이 불가피하다. 또 산업적 가치가 있는 새로운 품종 개발이 부진해 매년 고품질 김 생산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데.
"기후 변화에 실효성 있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수온 변화가 김 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생산 기반을 재구조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 양식지는 저수온에서 적합한데 수온이 높아지면서 북쪽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해수부는 서식지 적합도 조사를 실시해 새로운 적정지역으로 김 양식장을 재배치하고 고수온에 강한 김 품종을 주도적으로 개발·보급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기후 영향 없이 김을 안정적으로 생산하도록 육상양식 기술개발도 착수했다. 오는 2029년까지 350억원을 투입해 고수온, 황백화 등 해상 김 양식 한계를 극복하고 김의 안정적 생산을 위해 '김 육상양식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
-지속적인 시장 성장과 세계 시장에서 우리 김의 위상을 확고히 하기 위해 김 국제 표준화, 김 등급제 마련 등을 추진 중이라던데.
"세계 시장에서 우리 김의 위상을 확고히 하기 위해 현재 아시아 규격으로만 인정되는 우리 김 규격을 국제 표준 규격으로 승격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8월 중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사무국에 제안서를 제출한 후 본격적 심의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우수한 김을 생산한 사업자가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김 등급제' 도입하기 위해 관련 시스템·기준 마련 연구를 내년 말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연구를 마무리한 후 국제 마른김 거래소 설립에 맞춰 2027년부터 김 등급제를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해상풍력특별법이 최근 국회를 통과하면서 한정된 국내 해수면의 난개발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어업 영향이 적은 입지 선정 등 계획입지 제도 실효성 확보 등 하위법령 제정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해상풍력 사업은 우리 바다를 20~30년 동안 독점적, 배타적으로 이용하는 만큼 환경성과 수용성을 충분히 고려한 입지 발굴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과학적 연구방법과 데이터에 기반해 계획입지를 검토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해양환경·어업·해상교통 등 확보가능한 모든 자료를 활용해 해양수산 업계도 일정 수준 만족하면서 정부 신재생 에너지 보급 목표 달성에도 기여하는 계획입지(안)를 마련하는 데 역량을 쏟을 계획이다. "
대담 : 전운 경제부국장
정리 : 최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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