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탄핵되면서 직선제로 변경된 6공화국에서 역대 대통령 중 '최단기 재임'의 불명예를 안았다.
정치권 안팎에선 윤 전 대통령의 불통과 오만의 리더십이 불명예 퇴진을 앞당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이 '상명하복'에 기반을 둔 검찰 조직에 30년 가까이 몸담았던 점도 국정 전 분야를 아우르는 데 한계였다는 지적이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14일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의 실패한 리더십에 대해 "이전 정부인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에 대한 피로감과 한계를 느낀 국민이 공정과 상식에 기반한 새로운 정치를 기대하며 윤 전 대통령을 뽑은 것"이라며 "그런데 윤 전 대통령이 느닷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공정·상식은 무너졌다"고 진단했다.
최 평론가는 "검찰 출신으로서 상명하복과 이분법적 사고에 젖어있는 것도 문제였다"며 "정치란 가능한 것과 필요한 것 사이 갈등을 조정하는 것이다. 알렉산더의 칼처럼 뚝 자르듯이 하는 건 정치가 아니라 통치"라고 비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인사 가운데서도 검찰 출신은 많다"며 "(윤 전 대통령이) 기본적으로 정치를 잘 모르는 것 같다. 주위 사람들 얘기를 많이 들어야 하는데 그런 훈련의 시간이 짧았다"고 평가했다.
신 교수는 또 (윤 전 대통령이) 정치 경력이 짧은데도 스스로 정치를 잘 안다고 착각한 점, 정치를 모르기 때문에 김건희 여사 등 가족 의혹에 무조건 부정만 한 점 등을 실패 이유로 꼽았다. 정치 평론가들은 (윤 전 대통령이) 정무 감각 부족으로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력이 현저히 흐려졌고 결과적으로 국민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능력도 부재했다고 분석했다.
윤 전 대통령은 1983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1년 사법시험(33회)에 합격해 1994년 검사로 임용됐다. 2013년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으로 부임한 직후 국가정보원·국방부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장을 맡았다. 국정원 직원 체포 등 저돌적 수사로 박근혜 정부 시절 대구고검으로 좌천됐다.
윤 대통령이 다시 이목을 끈 건 박 정부 말기 최순실 게이트가 터졌을 때 박영수 특검팀에 합류하면서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이 돼 이명박·박근혜 정부 적폐청산 수사를 진행했다. 2019년 7월 25일 제43대 검찰총장으로 임명됐다.
총장 취임 후 그는 청와대 민정수석과 법무장관이 된 조국 전 장관 수사를 지휘했고 2021년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려는 문재인 정부에 반기를 들면서 일약 보수 정당의 대선후보로 지명됐다. 선출직 경험을 쌓지 못했지만 윤 전 대통령은 결국 대한민국 검사 출신 첫 대통령이 됐다.
한 정치권 인사는 "사적 관계에 연연했던 최초의 탄핵 대통령 박근혜와 비교해 즉흥적이고 충동적으로 수사를 진두지휘하며 승승장구했던 시간이 정치에선 오히려 독이 됐다"고 평가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