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 값 상승 폭 둔화에 대해 정치적 불확실성과 토허구역 확대 재지정 등 정책 혼란이 이어지며 관망세가 이어진 영향으로 보고 있다. 향후 집값에 대해서도 당분간 대폭적인 상승세 없이 국지적으로 상승 거래가 나타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조기 대선과 함께 오는 7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시행 등 변수가 산적해 있어서다. 대선 정국이 마무리되고 기준금리 인하가 가시화되는 하반기에는 서울 등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우상향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16일 “대통령 탄핵이라는 정치적 불확실성과 관세 쇼크 등 글로벌 무역 시장 악재에 더해 토허구역 재지정 등 규제 강화에 나서면서 수요자들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당분간은 거래가 줄면서 가격도 횡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토허구역 확대 재지정 이후 실거주 목적이 아니면 매입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해졌고, 대출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투자 수요가 급감했다"며 "장기적으로는 다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겠지만 당분간은 가격 조정과 거래 감소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토허구역뿐 아니라 서울 전역으로 숨 고르기 양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조기 대선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작용하면서 관망세가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부동산 시장은 탄핵 선고로 시장 불확실성이 완벽히 해소되지 않았다”며 “미뤄졌던 분양 물량이 시장에 나오는 변화 외에는 집값에 유의미한 변화가 생기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는 서울 등 주요 지역 집값은 우상향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기 대선 정국이 마무리 단계에 진입하면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향후 주택 공급 감소 등 요인이 맞물려 시장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조기 대선이 결정된 만큼 정치 불안정성은 해소됐다고 봐야 한다"며 "오히려 수도권 주택 공급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까지 겹쳐 대선을 계기로 집값이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미국 IAU 교수)은 "조기 대선 정국에서 새로운 부동산 공약과 정책들이 나오면 시장은 다시 움직일 수 있다"며 "특히 서울 등 수도권 핵심 지역은 공급 부족이 여전하고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높아 중장기적으로 보면 집값은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치적 변동성과는 별개로 추가 기준금리 인하와 대출 규제에 부동산 시장이 좌우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양 수석은 "정치적 변동성은 금융시장에 비해 부동산 시장에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며 "오히려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대출 규제 강화, 기준 금리 인하 지연 등 금리·규제 이슈가 시장에 더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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