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연체율 오르자 금리도 뛰는 '악순환'…연 15% 육박

  • 카드사 연체율 10년 만에 최고치…"지나친 이익 지양해야" 지적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민들의 급전 창구인 카드론 금리가 연 15% 수준까지 올랐다. 카드론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여전채 금리가 연 2%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카드론 금리만 역행해 카드사들이 손쉽게 ‘이자 장사’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높아진 카드론 금리에 저신용자 연체율이 오르고, 이는 다시 카드론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 등 9개 카드사의 지난달 카드론 금리 평균은 연 14.83%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0.19%포인트, 전년 동월 대비 0.37%포인트 높은 수치다.

신용점수 700점 이하인 저신용자로 범위를 좁히면 금리는 더욱 높아진다. 지난달 9개 카드사에서 카드론을 이용한 저신용자들은 1년 전(17.34%)보다 0.32%포인트 높은 17.66% 금리를 적용받았다. 신용점수 900점 이상 고신용자의 지난달 카드론 평균 금리가 1년 전과 같은 11.89%였다.

이처럼 카드론 금리가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동안 카드사 조달비용에 영향을 미치는 여전채 금리는 연 2%대까지 떨어졌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서민들 주머니 사정이 팍팍한데 카드사들이 급전 창구인 카드론 금리를 지나치게 높여 이자 장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해 9개 카드사 중 NH농협을 제외한 전업카드사 8곳이 지난해 거둬들인 카드론 수익은 약 5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약 10% 늘어난 규모다. 지난달 카드론 잔액은 42조3720억원으로 전월 대비 6000억원 줄었지만 전월(42조9888억원)이 역대 최다였던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많은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카드업계는 연체율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면서 대손비용이 상승하고,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대응하는 등의 영향으로 금리가 높게 유지될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사 연체율은 1.65%로 2014년(1.69%)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 금융당국은 올해 카드사에 카드론 증가율을 3~5% 수준에서 관리하도록 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서민들이 카드론을 급전 창구로 이용하는 만큼 높은 금리 수준이 연체율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카드론 금리가 여전채 금리를 역행해 상승하는 상황에서 연체율이 오르면 카드사 대손비용이 늘어나 또다시 카드론 금리를 밀어올리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사 입장에서 카드론은 단기적으로 수익에 도움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 건전성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며 “카드사는 본업인 신용판매 수익성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금융당국도 카드사들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