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분양이 빠르게 줄어든 가운데 수도권의 분양 및 입주권 거래량이 다시 반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월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인한 분양 시장 심리의 개선과 청약 대기 수요 누적 등이 겹치면서 전국 분양권 거래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 수도권의 분양 및 입주권 거래량은 1005건을 기록했다. 올해 1월 수도권의 분양 및 입주권 거래량이 675건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2개월 만에 거래량이 48.8% 증가한 것이다.
지역별로는 경기도 내 아파트 분양권·입주권 거래가 올해 1월 414건에서 2월 568건, 3월에는 665건으로 1월 대비 2개월 새 60% 넘게 늘며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인천도 분양 및 입주권 거래가 올해 1월 150건에서 지난달 207건으로 40% 가까이 늘었고, 서울도 같은 기간 1월 111건 수준에서 지난달에는 133건으로 거래량이 소폭 증가했다.
최근 수도권의 입주 및 분양 물량이 빠르게 감소하면서 비교적 저렴한 수도권 단지로 실수요가 유입됨에 따라 분양권 거래도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부에 따르면 경기 용인시 처인구의 ‘힐스테이트 몬테로이’ 1~3단지의 경우 올해 1분기(1~3월)에만 181건의 분양권 전매가 이뤄졌다. 1단지의 경우 46건의 분양권 매매가 이뤄졌고 2단지는 87건, 3단지 역시 50건에 육박하는 분양권 거래가 진행됐다. 2022년 분양 당시에도 해당 아파트 1단지 1순위 청약 경쟁률은 19.7 대 1, 2단지 14.7대 1로 비교적 견고한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경기 광명시의 ‘트리우스 광명’ 역시 최근에 일부 물건이 소진되면서 1분기에만 120건이 넘는 분양권·입주권 전매가 이뤄졌다. 단지 내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단지 분양가가 인근 신축 분양가보다 1억원 이상은 비싸게 나와 물량이 소화가 안됐고 여전히 마이너스 프리미엄도 수천만원씩은 붙어 있다”면서도 “최근에는 억대 마피 매물은 많이 줄었고 중고층 중심으로도 매물이 추가로 빠지면서 거래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 물량 감소로 청약 대기 수요가 적체된 가운데, 최근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분양권과 입주권 매입 수요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수도권 분양 물량은 빠르게 감소 중이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계획된 수도권 분양 가구 수는 5만40가구였지만, 실제 분양 가구는 2만158가구에 불과했다. 계획 물량의 40.3%만 분양된 것이다. 특히 지난달의 경우 분양 계획 물량 2만2709가구 중 실제 분양은 5분의 1 수준인 4540가구에 그쳤다.
여기에 올해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가 이르면 오는 5월 단행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분양 기대감도 확대되는 상황이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전국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84로 3월 대비 11.1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수도권이 73.4에서 99.7로 26.3포인트 상승해 뚜렷한 분양 심리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청약통장 가입자 수도 2643만8085명으로 전월(2643만3650명) 대비 4435명 증가해 2년 9개월간 이어진 감소세를 멈추고 다시 반등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1분기 수도권 분양 물량이 거의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눌려 있던 분양 물량에 대한 수요가 나타날 수 있다”며 “계절적 요인과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된 가운데 실수요를 중심으로 서울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겹치며 저렴한 분양권에 대한 매입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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