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토스가 하나카드와 서비스 수수료 부담을 둘러싼 이견으로 소송에 들어선 가운데, 비씨카드에 카드업계의 때 아닌 관심이 쏠려 그 배경이 주목받고 있다. 토스와 하나카드의 신용카드 발급사 계약이 올해로 만료될 것으로 보이자, '마당발' 비씨카드가 토스의 새로운 협력자로 급부상 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호사가들의 분석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와 하나카드가 프로모션 비용 부담을 놓고 벌인 1심 재판에서 토스가 패소했다. 양사는 고객 이용 프로모션 비용 부담 주체와 관련해 입장이 엇갈렸는데, 법원에서는 토스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전업카드사가 아닌 핀테크 기업들은 자체 신용카드 발급을 위해 카드사와 제휴를 맺는다. 카드 신청·발급·배송 역할을 카드사가 대행해 주는 형태다. 앞서 카카오·네이버페이는 비씨카드와 계약을 맺었으며, 토스는 2020년 4월 하나카드와 손을 잡았다. 발급사 제휴의 경우, 프로세스를 개발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통상 1개의 카드사와 계약을 맺는다.
카드·핀테크 등 관련 업계가 이번 소송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이들의 계약 기간 때문이다. 계약 체결 당시 알려진 이들의 계약 기간은 5년으로 올해가 계약 만료 시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양사의 재계약 협상이 이뤄질 경우, 소송 판결이 양사의 관계 유지 여부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핀테크 3사 중 카카오·네이버페이는 비씨카드와 신용카드 발행 계약을 맺고 있다. 이에 토스와 하나카드 간의 계약 관계에 균열이 발생할 경우, 비씨카드가 토스와의 신용카드 발행 제휴를 노릴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비씨카드는 설립 당시 시중은행의 신용카드 업무 대행을 맡아 왔지만, 최근 들어 핀테크 업체와의 협업을 늘리고 있다. 전통 은행권에서 독자적인 결제망을 만들며 비씨카드 결제망 이용을 줄여나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비씨카드 전체 제휴사의 3분의 1(45곳 중 약 15곳)은 이미 핀테크 업체로 채워지고 있다. 수익 다각화가 필요한 비씨카드가 다양한 핀테크 기업과의 제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토스가 하나카드와 쌓아온 관계를 의식해 계약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금융업 특성상 새 사업자와의 계약에 보수적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발급사 변경 시 개발 리소스가 많이 필요해 현실적으로 변경이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여기에 직접적인 지분 관계는 아니지만, 하나은행이 토스뱅크의 지분 8.96%를 가진 주요 주주 중 하나라는 점도 계약 관계 연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이런 탓에 이번 분쟁이 어떤 결말을 맺든 양사 간의 발급사 제휴 관계가 이어질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는 분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통상 업계에서 맺는 형태가 아닌 수익과 비용을 공유하는 복잡한 형태로 계약을 맺으며 양사가 문항 해석에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안다"며 "제휴 관계를 맺은 카드사와 핀테크 간의 소송은 흔치 않은 일로 소송까지 갔다는 점에서 계약이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할 사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토스 관계자는 "계약 기간 등 세부 사항에 대한 확인은 어렵다"며 "이번 소송은 회계상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건으로 하나카드와 이어오고 있는 사업적 관계에 소송이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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