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총장 릴레이 인터뷰]② 이성근 성신여대 총장 "무전공 트랙으로 '학문 장벽' 허물고 융합교육"

  • "무전공 트랙, 학문 간 장벽 낮추기 위한 제도"

  • "재정 문제 해결 위한 돌파구는 기부금 확대"

  • "창업보육센터인 '유니콘 센터' 대학 내 마련"

이성근 성신여대 총장은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학문의 벽을 허물고 연결하려는 시도가 대학 내에서 점차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 중요한 변화의 축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이성근 성신여대 총장은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학문의 벽을 허물고 연결하려는 시도가 대학 내에서 점차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 중요한 변화의 축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학문은 더 이상 혼자 설 수 없으며, 서로 연결되고 협력해야 비로소 깊이 있는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성근 성신여대 총장은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학문의 벽을 허물고 연결하려는 시도가 대학 내에서 점차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 중요한 변화의 축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오늘날 특정 기술이나 지식이 고유한 특성을 가지고 독립적으로 발전하기보다는 타 학문과 연결되면서 발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우리 대학은 학문 간 장벽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전공 트랙은 전공 선택에 자율성을 높이고자 하는 데서 출발했지만 궁극적으로는 학문 간 장벽을 낮추기 위한 제도"라면서 "무전공 트랙의 가장 큰 장점은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 주도적으로 전공 선택에 최적화를 달성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장은 "무전공 창의융합학부는 학생들이 더 신중하게 자신에게 맞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설계되어 있다"며 "학생들은 각자가 원하는 전공의 기초를 직접 경험해보면서 자기 적성과 흥미를 탐색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전공 선택에 최적화를 도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쌓아온 담을 허문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담이 높으면 고작 두 명이 경쟁하는 탁구장밖에 만들 수 없지만 담이 낮아지면 22명이 경쟁하는 축구장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취임할 때 국제화를 목표로 내세웠는데 대표적 성과는.

"총장 취임 당시인 2022년 우리 대학은 56개 국가, 256개 대학과 교류하고 있었으나 현재는 56개 국가, 327개 대학으로 확대됐다. 현재는 대학 간 국제 세미나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며 국제 교류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큰 발전이 있었다. 국제화가 단순히 외국 학생들을 유치해 수익을 창출하는 수단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우리 대학의 국제화는 철저히 양방향을 지향한다. 실제로 교환학생 수를 보면 해외에서 유입되는 학생 수보다 해외로 파견되는 학생 수가 더 많다. 우리 대학 국제화의 중요한 목표는 우리 학생들에게 폭넓은 시야를 제공하는 것이다."

-현재 성신여대가 맞이한 위기는.

"대학의 발전은 재정적 기반 위에서 이루어지는데 현실적으로 그 재정을 확충하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며, 그 투자가 나중에 더 큰 결실과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라고 생각한다. 결국 인재 양성 또한 투자이다. 누군가 먼저 씨앗을 뿌려야 열매를 거둘 수 있고, 다만 그 과정이 다소 긴 시간과 인내가 필요할 뿐이다."

-대학 재정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은.

"대학 재정의 주요 축은 등록금, 정부의 재정 보조금, 그리고 기부금이라는 세 가지 정도로 볼 수 있다. 많은 사립대학이 법인에 전입금 증액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한국 사립대학 재단들이 과연 충분히 재정 여력을 가지고 대학 전입금을 보낼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대학이 보유한 특허를 활용해 수익사업에 나설 수도 있지만 이는 주로 이공계 중심의 특허 출원을 많이 보유한 대학에서 가능한 일이다. 게다가 현재 그물망과 같은 규제들은 대학이 재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을 실현해 내기 어렵게 만든다. 결국 재정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 돌파구는 기부금 확대에 있다."

-여대에서 남녀공학으로 전환한 사례들이 있다.

"우리 대학 역시 동덕여대와 유사한 고민을 마주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남녀공학 전환에 대해 공식적으로 생각한 바는 없다. 지난해 국제학부에 남학생이 입학하게 된 사항도 여성대학으로서 정체성을 포기했다기보다는 국제 교류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상호주의를 실현한 결과였다. 실제로 우리 대학 학생들이 교환학생으로 파견되는 외국 대학 대부분이 남녀공학이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대응이 필요했던 측면이 있다. 대학의 정체성과 방향성에 대해서는 앞으로 구성원 간 충분한 논의와 합의 과정을 거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본다."

-창업가 육성 및 학내 창업 생태계 변화를 위해 어떤 전략을 펼치고 있는지.

"타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쉬운 부분 중 하나는 창업가 육성과 창업 생태계의 체계적인 구축이라고 할 수 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현재 20여 개 창업동아리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으며, 학생 창업자들을 위한 창업보육센터인 '유니콘 센터'도 대학 내에 마련되어 있다. 교수들을 위한 창업 지원 제도와 창업 활동에 대한 연구 실적 인정 제도도 함께 운용하고 있다. 학생들을 위해서는 '창업학기제'를 도입하여 창업 활동이 학점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학생들이 성신여대에서 어떻게 성장하길 희망하는지.

"우리는 혼자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다. 타인과 함께하는 동행이야말로 성장과 발전, 그리고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한다. 전우익 작가의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라는 책 제목처럼 모두가 함께 잘살아가되 각자 고유한 삶과 가치를 지켜나가는 것, 그것이 진정한 공동체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우리 학생들도 그런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올해 중점 계획은.

"우리 대학이 보유한 역량을 최적화하는 것이다. 그동안 구성원 각자가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주셨다고 생각하며 그 노력이 대학 발전에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고 보고 있다. 이제는 그 위에 협력과 협동, 그리고 연결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대학 전체의 역량이 한층 더 상승할 수 있도록 구성원 간 지속적인 대화와 조율을 이어가고자 한다."

<이성근 성신여자대학교 총장 약력>

△성신여대 제12대 총장
△고려대 영문학과 학사
△고려대 통계학 박사
△고려대 경영학 박사
△한국닐슨 연구원
△제일경제신문 비상근 논설위원
△SK텔레콤 마케팅 기획본부 마케팅 연구팀장
△동양공업전문대학 전산경영학부 조교수·부교수
△성신여대 경영학과 조교수·부교수·교수
△성신여대 기획정보처장
△성신여대 대외협력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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