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적 유동성 공급…한은, RP매입 정례화한다

사진아주경제DB
[사진=아주경제DB]
한국은행이 시중에 안정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정기적으로 실시한다. 기존에는 코로나19나 비상계엄 사태처럼 예상치 못한 이벤트로 금융권이 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겪을 때 RP 매입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했다면 이제는 주기적으로 RP 매입을 하겠다는 의미다. 

공대희 한은 금융시장국 공개시장부장은 30일 한국금융학회와 함께 ‘우리나라 통화 정책의 수단의 운용과제 및 시사점'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본원통화 수요 증가 등 공개시장운영 여건 변화를 고려해 정례적 RP 매입 등 탄력적 유동성 공급으로 수요 변화에 더욱 기민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본원통화란 현금과 지준예치금을 합한 것으로 중앙은행이 시중에 풀어놓는 돈을 뜻한다.

한은은 △정례 RP 매각 △비정례 RP 매각 △비정례 RP 매입 등으로 시중 유동성을 적정 수준으로 조정하는 방식으로 통화정책은 운영해왔다. 이 중에서도 RP매입은 금융기관의 채권을 환매 조건으로 한은이 사주는 방식의 단기 유동성 공급 도구다. 

그동안 한은은 금융권이 일시적 요인으로 유동성이 부족해 시장 불안심리가 확산될 때 비정례적 RP매입을 진행했다.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등을 바탕으로 시중에 유동성이 넘쳐나는 환경이어서 주로 넘치는 유동성을 흡수하면서 필요시에만 유동성을 공급해 왔던 것이다.

일례로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 당시 금융시장이 일시에 크게 충격받자 한은은 시장 안정 목적으로 12월 4일·6일·18일에 총 19조 6000억 원 규모의 RP를 매입했다.

그러나 경제·금융 여건이 변화하면서 시중 유동성 수급에도 큰 변화가 생겼고 이에 통화정책 운영 방안도 조정할 필요하다는 것이 한은의 판단이다.

공 부장은 "경제규모 확대로 민간의 화폐 수요가 늘어나고, 예금이 증가함에 따라 금융권이 한은에 맡겨야 하는 필요 지급준비금이 늘어나면서 유동성 수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시장에서 비은행 부문의 비중도 지속적으로 커져 뱅크런 사태 등에도 대비해야 해 안정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할 필요거 커져 정례화를 도입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비정례적으로 할 때는 금융권이 한은이 언제 RP를 매입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자금 운용을 해야 했다"며 "미리 계획을 공표해 하다 보면 은행들의 자금 운용 예측성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해외 주요국처럼 한은은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주 1회, 혹은 월 1회 RP매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RP매각(시중 유동성 흡수)은 주 1회에 1번 실시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이나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이 매주 1회 정기적으로 RP를 매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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